고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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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박
한 평 남짓한 사각의 방에
TV는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이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른 세상
맛은 입이 아니라 눈이었다
딱히 가고 싶은 곳도 없었지만
그곳에 가면 날개를 달 것만 같았다
배고픔보다 참을 수 없는
외로움
트로트 장단에 발가락 장단을 친다
눈물이 많아졌다
하품을 하다가도 눈물이 났다
나를 위해서는 울어보지 못한
가슴이 우는 소리
술에 취한 시간보다
잠에 취해 있는 시간이 많았다
깨어있을 때는 박카스
이틀을 굶었는데 활명수
라면이 질리면 짜파게티
생수병에 수돗물은 투명하지 않았다
마른 장작에 파스를 붙인다
태평양을 건너는데 노를 저을 수는 없는 일
하지만 이내 꺼지고 마는 촛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아도 비울 수 없는 여름보다
옷을 껴입어도 삭풍이 부는 겨울이 좋았다
방부제에는 냄새가 없었으므로
창을 스쳐 간 별동처럼
냄비에서 증발한 수증기처럼
스위치를 끈 백열전구처럼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수만 있다면
살아도 죽은 것처럼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산다는 건, 아니 살아낸다는 건..
정말 고단하고 고독한 일 같습니다
공감으로 머물며
눈물 한 방울, 놓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