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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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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남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96회 작성일 17-12-14 03:41

본문

수묵화/장 승규



건너편 숲에
백설이 수묵화를 치고 있다
쓰윽쓱 지나가던 백설의 붓이 
한 곳에 자꾸 덧칠을 한다
폭설이다

숲속 공터에
칼날처럼 마음에 날을 세우고 사는
외솔 한 그루
나날이 외고집 뿌리가 깊어 갔다
너 없이도 산다며
서운하다고 늙은 것 자르고
무례하다고 젊은 것 자르고
가까운 것부터 잘려나갔다
그때부터 흉터처럼 검은 공터가 생겨나고
고집이 깊어 갈수록 
더 넓게 숲을 잘라 먹었다

그 검은 흉터 위에
백설은 아직도 연신 덧칠이다
영문도 모르고 
덧칠 속 화폭을 가로지르다가
폭설을 뒤집어쓰는
까치 한 쌍 
외솔이 제 슬픈 가지를 선뜻 내어준다
덧칠이 금방 멎고 
하얀 공터에 고운 영상시가 뜬다

외솔은 시의 배경이 되었고
이제 화폭 한켠에
붉은 낙관이 선명하게 찍힌다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 시공을 건너온 시가,
한밤에 쓰는 일기처럼 함박함박 쌓였네요.
요즘 몇년치 한꺼번에 쓰시는 듯
폭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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