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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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박찬일
써레질을 하던 삼촌이 논바닥에 나뒹굴었다.
누렁이도 놀란 눈치인데
씩씩대는 삼촌의 고삐를 당기는 손길이 가파라졌다.
새참이 나오고 누런 탁주도 들밥에 섞여 있었다.
누렁이는 논뚝에 매여진 고삐 너머로 풀도 뜯는 둥 마는 둥 하며 자꾸 고개를 돌린다.
고모가 무명저고리 사이로 말을 던진다.
"재 좀봐.제 새끼 찾나봐."
삼촌이 탁주를 쭈욱 들이키더니 흘깃 누렁이를 바라보았다.
"그런게벼. 새끼 묶어 놓고 데려왔더니 자꾸 달아날라구만혀 제 새끼 젖 물리고 싶은게지."
삼촌은 고모가 이고온 함지박을 비운 후에 막걸리를 반 되 쯤 따른 후 누렁이 곁으로 다가갔다.
"이따 새끼 젖 물릴라면 힘에 부칠겨.마셔 둬."
누렁이는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삼촌을 올려 보았다.
잠시 삼촌과 눈을 마주치던 누렁이가 고개를 숙여 벌꺽 벌꺽 쭈우욱 막걸리를 들이켰다.
말 뜻을 알아 듣는다는 듯.
삼촌은 그런 누렁이의 목을 말 없이 쓰다듬었다.
딸랑 딸랑
논 길 가득 워낭소리가 울려졌다.
잿빛석양이 뒤로 쫒을 무렵 바소구리에 쟁기와 써래를 짊어진 삼촌을 뒤로 한채 누렁이의 잰 걸음이 마을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멀리 건너채에 소죽 끓이는 연기가 뭉클뭉클 솟고 있었다.
2017.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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