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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무진서원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770회 작성일 17-11-23 00:32

본문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내가 지니지 못한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산산히 뒤집혀지는 칠정오욕(七情五慾) 충만의 나에게서
긴 한숨 같은 날마다의 호흡에서
이 검은 세상이 돋아내는 끔직한 소름에서
이제는 형식만 남은 사랑에서
걸핏하면 징징거리는 눈물에서
오래 전에 낡아버린 그리움에서
실신할 듯 견디어 내는 무미(無味)한 세월 속에서
고작 두려움이 없는 꿈이나 꾸는 시시(詩詩)함에서
나 때문에 불행해진 모든 사람들에게서
시린 뼈들이 잠자는 묘지의 꽃 같은 추억에서
생각할수록 너절한 쓰레기통 같은 나에게서
애초에 원래 없었던 이 모든 것들의 믿음에서
염치좋게 티 없는 자유를 탐(貪)하며,
살아온 어두운 힘

이제, 그만 놓게 하소서


                                               - 안희선


* 煩惱無盡誓願斷 : 이 다함이 없는 번뇌를 끊게 하소서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종교는 없습니다

다만, 성경이나 불경은 마음의 양식 삼아
틈틈이 읽곤 합니다

위의 글은 참회하는 마음에서 쓴 것

남은 시간도 얼마 없는데 돌아보니, 회한 가득한 삶이었다는..


부족한 글인데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누님 시인님,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호월 안행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호월 안행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희선 시인님의 간절함이 구구절절
마음을 사로 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평안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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