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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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
박찬일
너는 꽂꽂했던 붉은 벼슬과「목을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던 어느 울대를 힘차게 세웠을 발이자,제왕의 수라에 올라 사해진미로서 품격 높인 요리의 주인공이다.
제왕의 기쁨 뿐이랴.
가난한 주머니 속의 슬픔을 씻어주는 일은 어디 쉬운 일이더냐.
재래시장의 어느 허름한 뒷골목 주점 속에서, 낡은 형광불빛 아래 앉아 오가는 술꾼들 사이에 끼어 앉아 탁배기 한 잔과 함께 구겨진 상채기를 달래보라.
그러면 너는 곱씹히고 오독대며 서러운 어제를 씻김굿 하듯 목을 세워 우리를 울게 한다.
슬픔이 씻기워지고 실낱같은 희망은 되살아나 어깨가 세워지고 비틀거리는 발걸음이나마 어깨를 펴고 걸어가 토갱이들 기다리는 굴을 향해 문을 두드리게 한다.
가난한 아내의 주머니 속에서, 때로는 좌대를 펼친 할매의 주머니 속에서, 어느 눅눅한 주막의 늙은 주방에서, 주인을 손갈음한 네가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가 청주, 대파와 함께 비릿한 향기와 세상으로부터 얻은 때를 빼고 처녀의 꽃단장인양 발톱 소지까지 한채 고추장 분단장에 화사해진 너는 고명처럼 뿌려진 통깨 앞에서도 기상을 잃지 않는다.
몸통을 누군가에게 모두 내어주고도 두 발 모두 당당히 뻗고 누운 너.
쫀득한 이 맛
주름진 땅을 밟고 선.
2017.11.24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童心初 박찬일님
이른 아침에 뵈옵니다 안녕 하십니까?
이곳은 설국을 이룬 폭설 이었습니다
가로수가 눈꽃으로 얼어붙어 상고대의 기품을 자랑하며 반겨 주네요
닭발이 사람들에게 헌신 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시로 승화 시켰습니다
암 환자인 졔 딸아이에게 닭 발을 생강 마늘 넣고 고와서
먹이고 있습니다 약물처럼요
잘 감상하며 공감 속에 머물다 가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동심초 시인님!
童心初박찬일님의 댓글
제 집안에도 아들의 교통사고 외에 아내와 장모님의 암 수술이 있었지요
6년이 지나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발걸음에 감사 드리고 고맙습니다.(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