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 한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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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수육 한 접시
아내와 말다툼 한 다음날
화해의 밥상에 차려진
수육 한 접시
병정놀이처럼 정렬해 있는 수육과
들러리 손님으로 모셔온 배추 겉절이가
화해의 입맛을 한껏 돋구네
한 점을 입에 넣고 씹으니
부부싸움으로 섭섭했던 마음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지고
또 한 점을 씹다보니
수육주인의 복스러운 얼굴까지
얼른거리네
한 점을 더 넣고 씹어 삼키니
복돼지의 둥그레한 얼굴이 활짝 펴지면서
들려주는 소리
" 여보시게 사람들한테 내 몸뚱이를 보시하고 가니
맛이 없다고 흉은 보지 마시게 "
반주로 곁들여 마신 소주 탓인가
핑도는 머리속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소리
" 나도 내 생전에 장기기증서약은 꼭 할테니
걱정 마시고 믿어보시게나 "
왠지 입맛이 싹 가시는 기분이라
상을 물리려는데
"여보, 일어나 점심드세요" 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단잠을 깨웠다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알콩달콩 백년 해로 하십시요
수육 한접시가 부부의 사이를 좋게 풀어 드렸다니
천만다행 입니다
늙어서 한번 꼬이면 오래가는 습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늘 밝은 일상에 좋은 꿈 빌어 드립니다.
남천님의 댓글
두무지 시인님
정말 시인님을 따라가기가 벅찹니다
어찌 그리 빠르시고
회전속도 또한 위험한 경지이십니다
한 템포 늦추시면서 가시지요
감사합니다
건필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나무와연필님의 댓글
수육 한 접시의~ 단꿈
시인님의 시귀에 잠시 미소가 머뭅니다
남천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물 한방울같은 생각에서
귀하신 미소를 찾아가신다니
더욱 감사합니다
나무와 연필님도 건필하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