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 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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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 채정화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에
알맞게 삶아진 국수 한 젓가락 건져 올리는데
울컥, 목이 멘다
식탁을 마주할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역류성 과민반응
슬픔도 더러 밥심이 필요한 걸까
한 번에 부드럽게 넘어가듯
맺힌 데 하나 없이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인가
내 안엔 섬이 산다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산다
볼 수 없는 우묵한 그늘이 산다
어떤 생각은 깊어질수록 아득해진다
심장 부근에 머물던 근원적인 슬픔은
이따금 바람을 일으키며 기습적으로 덮친다
퉁퉁 부은 눈두덩 같은 국수를 후루룩, 삼킨다
국물이 짭조름 눈물 맛이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퇴고시인듯..
독자가 시를 읽으며 가슴이 아려진다는 건
전적으로 시인의 책임이지만..
국수가 영원한 그리움(볼 수 없는 우묵한 그늘)을 향한
사랑과 불가분의 관련으로, 혹은 역류성 과민반응의 슬픔으로
나타남은 이른바, <표현력이 있는 詩>의
전형典型을 대한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런 표현력이 감지된다는 건 시가 담지하는
진정성眞情性 때문일 거예요
(즉, 공허한 추상으로 꾸며 쓴 시가 아니란 것)
국수에 오버랩 Overlap 되는, 그리운 섬의 모습
그 국수에 회억回憶되는 당신의 고단했던 인생 여정과
오로지 자식을 향했던 깊은 사랑..
그리고, 그리고, 짭쪼름한 눈물 맛
저는 요즘도 변함없이 늘 라면만 먹지만,
(할 줄 아는 게 그거 밖에 없어서)
시를 읽으니
오늘은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집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리며,
좋은 시에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늘 건안 . 건필하시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구요
쪽빛 채정화 시인님,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네, 지난번 거 조금 뒤적였어요
오랜만에 뵈어요 이곳두 이젠 겨울의 초입인 듯,
이젠, 가을까지 업고 국수를 먹으려니..그래서 끊었어요ㅎ~
언제나 본 졸시보다 깊은 의미를 담아주시는 정성,마음..감사할 따름이에요
언제 귀국하시면 연락하세요
따끈한 국수 한 그릇 대접할게요
오늘은 갑자기 추워진 듯하네요
정말 추운 곳에 계시는데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구요
진심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