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5, 모자이크 된 세월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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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5, 모자이크 된 세월 /秋影塔
함께 길 나선지 오십년이 가까워지면 살림살이에서도
눈빛에서도 묵은지 냄새가 난다 김치 퍼 담은
바가지에 머루빛 홍조가 돌고
곰팡이 피기 전의 묵은지는 꽤 쓸모가
있어서 다른 반찬의 들러리도 되는데
항아리 밑바닥을 박차고 올라오는 문내의 고소한
향, 두 사람분의 시간이 들어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시간으로 계산하는
바보들이다 눈으로 씹다 남긴 웃음은 다시 입살에
물기를 더하며 배추꽃 향을 내는데
서로에게 필요한 것, 필요 이상으로 잘 아는 것,
남에겐 줄 수 없는
그림자 같아서 우리는 그림자 속에서도 잘 사는데
가마솥에서 밥물 넘치는 소리, 마음속 굴뚝에서는
연기 폭폭 올라갈 때
전기밥통이 그 소리를 흉내내는 해질녘, 아궁이에
불 지피던 부지깽이는 밥통의 시간을
확인하며 처마 끝에 걸린 석양을 뒤적인다
정말 사랑이었을까? 사랑을 뺀다 해도
남는 정이라는 게 있어서,
그 정이 용해된 술 한 잔 권하는 당신은 누구인가,
술잔 앞에 앉은 우리는 모자이크로 하나가 되었던
마주 걸려 바라보는 초상이다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거울을 앞에 놓고 너는 누구냐
나는 천연색 데칼코마니 !
한 잔 권하며 너는 누구냐
나는 너의 빈 술잔 !
추영탑시인님 묵은지와 독아지의 주거니받거니 ! !
청실홍실입니다
석촌
추영탑님의 댓글
불완전한 그림에서 완전한 그림이 되어가는 모지이크,
거울 밖의 자신의 데칼코마니와 술 한 잔 나누어야 겠습니다.
묵은지 한 사발 앞에 놓고... ㅎㅎ
아직도 미완인 자신을 탓하며.... ㅎㅎ
동석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석촌 시인님! *^^
피탄님의 댓글
젊어서 어리고 미욱한 미혼인 저로서는
그 세월의 향기를 차마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다만 제 부모님의 사례를 보아하건대
티격태격하다가도 수십 년 쌓아온 정이 참으로 잘 익었으니
이대로만 가도 나쁠 것 하나 없겠다...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ㅎㅎ
부모님의 서로간 애정은 돈독하신 걸로 생가가됩니다.
모래알의 싸움이지요. 티격태격은 싸움이 아니라 애정의
비빔밥을 만드는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아무리 칼을 휘둘러도 둘로 쪼개지는 물은 없지요.
감사합니다. 피탄님! *^^
두무지님의 댓글
사계절이 어쩌면 특이한 모자이크를 상징 적으로
하는듯 합니다
생각의 착상이 늘 넘치는 끼를 엿봅니다
늘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산다는 것은 모자이크 조각 하나하나를
꿰맞춰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 시도 빼지않고 티격태격 하면서도 안 보이면 내 안부보다 더
궁금해지는 당신의 안부, 그 그림이
벽에 걸릴 때까지는 살아야 하는 운명을 지녔습니다.
미완의 그림을 남기고 떠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여독은 다 풀리 셨습니까?
모자이크로 승화 시킨 잉코 부부를 멋지게 그려 내신
시인님의 시에 감동으로 읽고 가옵니다
부부 공이 부단한 노력의 댓가라 생각 합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남도 여행이니 여독이랄 것도 없습니다.
완도, 진도 였거든요.
부부란 것은 따로따로의 장단점을 가지고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조각 맞추기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그림이야 되겠습니까?
가는 날까지 더 계속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추시인님!
오랜만에 문후 드립니다
그간 건강 하셨지요
가마솥에서 밥물 넘치는 소리 ㅎㅎㅎ
압권 입니다
아이구야 어디서 저런 시상이 나오는지 참 궁금 합니다
안제 한번 뵙고 싶습니다
두잔만 드시는 시인님아!!
추영탑님의 댓글
정말 오랜만에 봅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지요?
저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 입니다.
세월만 흘러갔지요?
두 잔 술도 끊을까 생각 중입니다.
마셔봐야 득 될 게 없는 거라 생각하는 술이기 땜에.
그러나 자신은 없어요.
저두 뵙고는 싶으나 그리 될지는...
감사합니다. 별들이야기 시인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