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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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애상
나무가 제 몸을 태워 숯을 굽는 건
발갛게 피운 숯을 땅에 내려놓는 건
땅속에 있는 생명들 때문이지
상강 지난 하늘에선
이제 곧 소화기를 분사하겠지만
흰 분말 속에서도 살아남는 불씨가 있어
봄은 기약 되고 겨울을 견딜 수 있나니
아, 어머니
방이 식은 새벽녘
나무껍질 같은 손으로 제 방에 불 지피시던
당신은 나의 불입니다.
나는 어머니의 씨앗이었고
지금은 발아해 누군가의 불이 될 수도 있지만
나의 불이 이르지 못하는 곳에 당신은 계십니다.
당신의 둥근 방 앞에 나는 서 있고
다행히도 붉은 단풍잎은 어머니의 방위에 떨어집니다.
어머니가 처음 차지한 아랫목에
어머니가 발아한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가을과 어머니...
내려주신 애상이 처연하고 아름답습니다
폭화님의 댓글
가을에는 슬프거나 외롭거나 쓸쓸한 시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최정신 시인님의 격이 다른 시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