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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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령
눈이 푹푹 쌓이고
노루도 가슴까지 빠져 허우적거리던 날
빗금 선명한 달력을 푸다가
돼지비계만 둥둥 떠다니던 조식朝食
건더기 하나 없는 푸념을 징그럽게 푸다가
험한 고개를 미끄러질 듯
금방 미끄러질 듯 관광버스를 보았어
어느 졸병이 코를 틀어막으며 맛있게 먹었을
보름달 부스러기들
겨우 엉덩이만 가리는 칸막이 앞에서
군발이 좆은 좆도 아니라며
문짝도 없이 한없이 자유로 왔어
버스는 헉헉대며 비탈을 올라가고
난생 처음으로 미니스커트를 입어보고
동해 일출보다 붉은 생리도 해보고
귀여운 아기를 낳고 싶었어
검문을 다섯 군데 통과한 마장동 터미널엔
진눈개비가 제멋대로 자유를 흩날리고
오버 깃 세운 연인들은 어디론가 총총 사라지고
나는 가스등 흐릿한 포장마차에서 웃음이 헤픈 여자가 끓여낸
살점이 수북한 순댓국 한 사발이 꿈만 같았어
호령소리가 들리고
철컥 똥바가지가 수갑을 채웠어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우리 회장님의 추억입니다
픽션입니끼
똥바가지 수갑
철컥
어느 기억 새록새록해집니다
가까스로 영창은 피햇지만...
순댓국 냄새
마장동 터미널을 서성거려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선근님의 댓글
아쿠 갑장님이닷
아마 79년도쯤일 겁니다
군 시절 화장실을 푸다가 멀리 진부령을 올라가는
관광버스를 보았지요
아,,,,,자유
그토록 자유를 절실하게 느낀 적은 없었을 겁니다
몇달 꽉 막혔던 시 구멍을 뚫어보려 하는데
갈수록 어렵기만 하군요
오! 시의 옹달샘이시여 용맹정진하시길.....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