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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4] 나도 할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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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82회 작성일 17-10-10 19:23

본문





나도 할 말이 있다 - 비데를 요구하는 또 다른 이유


변기 물 내리는 소리에 나는 언제나 긴장한다
오늘은 또 얼마만큼의 내 살점이 뜯겨져 나가려나
나도 한 때는 자연의 고귀한 生命이었다
푸른 호흡으로 날마다 싱그러웠던 희열이었다
그 어느 운수 사나웠던 날, 인간들의 탐욕스런 톱니이빨에
내 삶의 평화를 유린당한 후, 졸지에 공중분해된 몸뚱이

생뚱하니 . 펄프(pulp)로 . 가공되어 . 화장지가 . 되었다

인간들이 그들의 냄새나는 밑둥을 시도 때도 없이
백옥 같은 내 살점으로 닦을 때마다 구겨지고 버려지는
최후의 자존심, 내 슬픈 영혼의 하얀 흔적 같은 것

그 모욕을 참고 참다가 나도 저 인간들을 가차없이,
일말의 여지없이, 왕창 구겨버리고 싶어진다


                                                                 - 안희선


* 비데 [bidet〕 

  위로 분출하는 물로 성기나 항문을 씻을 수 있도록 변기에 설치하는 장치


<넋두리>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길..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존재는

나무라고 생각하는데


어서까지 베푸는 그들은

정말 인간과는 사뭇, 다른 영혼의 권속이다

(모든 분노 억누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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