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2】도장을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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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을 새기다 / 이 종원 |
| 자동차 전시장을 돌아 나와 |
| 나를 증언해 줄 사진 한 장 외 |
| 삼십육 개월 또는 |
| 육십 개월 치 시간을 저당한다 |
| 무수한 걸음을 담보하며 |
| 칼끝이 나무에 길을 내듯 |
| 이름 또한 흔적을 만들고 간다 |
| 울음을 길어 올린 꽃 |
| 잎 뒤로 향기로운 냄새 |
| 길과 시간에 복사된 기억을 쫓아 |
| 그 펜을 따라가 본다 |
| 어떤 이름은 벼락에 그을렸고 |
| 또 다른 이름은 잘려나갔으며 |
| 지문 깎아낸 자리엔 |
| 곁가지가 자라고 옹이가 핀다 |
| 열매 쏟아낼 때까지 쩡쩡 거리다가 |
| 비바람에 흔들리던 어느 날 |
| 시효 지나 서랍에 들어가 눕는 이름 |
| 깨진 잇새로 바람이 시리고 |
| 무수한 그림자를 지나친 눈빛 |
| 낙엽처럼 붉다. |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이종원 시인님
떠돌이 중 꺼리는 가을빕니다
새벽참
옥인당 붉은빛 붉습니다
시훈 칼끝 옹이에 박힙니다
고맙습니다
정석촌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옥인당!!!
참으로 오랫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누구나 이름을 갖고 이름을 새기며 살아가지요..
그러나 이름대로 사는 사람도 있지만, 이름을 이기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름을 옹이처럼 박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요.. 시인님 덕분에 옥인당 이름을 몇 번씩 읽어봅니다.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시간을 저당하는 도장
정말 도장을 찍을 때마다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이
그런 뜻이었을 듯 싶습니다
새겨진 이름 따라 머무는 흔적을 보며
지혜를 깨닫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희망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종원 시인님 되새김하게 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늘 평안한 시간 되십시오^^~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분명 이름을 새겼습니다. 그러나 그 새긴 이름이 나를 대신하더군요.
실물이 눈 앞에 있는데도 말입니다.
나와 이름, 그리고 도장, 하나로 꿰어진 사슬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 이름에 대하여, 내가 찍은 도장에 대하여, 나의 삶에 새겨진 이름을 다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오늘도 열심히 족적을 남기고 있을 것입니다. 시의 각을 잘 새겨나가시는 시인님의 도장은 더욱 붉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이름을 이기며 살아가는 사람
이름을 옹이처럼 박고 사는 사람
난 그중 어느쪽일까~~요~
이종원님의 댓글의 댓글
형님은 분명 전자에 속하시지요.. 永綠!!! 영원히 푸른 이름으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