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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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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26회 작성일 17-09-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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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게 하소서


아무르박


울게 하소서
해장국 라면집에 아침 음악은

운전면허 적성검사가 늦었다고 벌금을 낸 것을
탓하지 않게 하소서
교통공단에서 보내 준 엽서를
오늘에서야 TV 선반에서 발견하게 된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하소서
신체검사에서 급격히 나빠진 왼쪽 시력이
가슴이 아프지 않게 하소서

어제는 늦은 밤까지 술을 마셨나이다
깊어가는 가을밤이 가을바람이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고
비로소 혼자 남은 자의 슬픔이기보다는
못네 이루지 못한 사랑에 상처받은
한 영혼이 울부짖는 늑대의 밤이고자 했습니다

사실 이 또한 해묵은 트라우마

술을 마시고 싶은 이유를 찾고 있었는지 모를 일입니다
또 한 번의 별거
또 한 번의 사업 실패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지인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쌀도 라면도 김치도 떨어진 마당에
가게 근처 식당에서 술 조차 마시는 일이
자격지심이 되어버린 그를 위해
술잔에 상심한 별을 함께 마시고 싶었습니다

울게 하소서
노래는 아침 해장 라면에 국물처럼
맵고 담백하고 시원합니다
누가 나를 위해 끓여 준 해장 국물에
삶은 달걀처럼 풀어지지 말아야 하겠기에

울게 하소서
울게 하소서
언제 울어보았는지 알 수 없음에
속으로 울어야 하는 슬픈 영혼들의 가을입니다
늑대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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