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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홍수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913회 작성일 17-09-29 14:08

본문

고도를 기다리며/ 홍수희

 

흰 눈 내리는 겨울날에는

꽃이 피는 봄날을 기다렸지

바람 몹시 부는 아침은

별빛 내리는 밤을 기다렸지

시들어버린 데이지를 품에 안고

모래바람 부는 폐허 위에

서 있었지 기다렸지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할 수 없는 날은

비인 허공만 바라보았지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는 날은

하얀 종이학을 접었지

색바랜 민들레를 접고 접었지

때로는 기어이 오고야 말 것을 기다리고

때로는 도무지 오지 않을 것을 기다렸지

때로는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기다렸지

부디 기다림이 끝날 필요는 없었지

어차피 하나의 기다림이 끝나면

또 다른 기다림이 필요했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담벼락에 이마를 기대었지

빗물에 젖어 기다렸지

마음 젖어 기다렸지

나 고도를 기다렸지

너와 나 고도를 기다렸지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도..

그거 기다리지 마시길요

저두 한참 기다려봤는데..

알고 보니, 지가 바로 그 고도 孤島였더라구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이얀 시인님,

박인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박인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amuel Beckett의 "고도를 기다리며"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에 의한 줄거리가 어렴푸시 생각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홍수희 시인님 추석 명절 행복하게 보네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국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다림은 사랑의 시작이지 싶습니다
인내 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듯
사랑 또한 마찬가지이겠지요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빛
그 물빛 속으로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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