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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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홍수희
흰 눈 내리는 겨울날에는
꽃이 피는 봄날을 기다렸지
바람 몹시 부는 아침은
별빛 내리는 밤을 기다렸지
시들어버린 데이지를 품에 안고
모래바람 부는 폐허 위에
서 있었지 기다렸지
기도하고 싶어도
기도할 수 없는 날은
비인 허공만 바라보았지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는 날은
하얀 종이학을 접었지
색바랜 민들레를 접고 접었지
때로는 기어이 오고야 말 것을 기다리고
때로는 도무지 오지 않을 것을 기다렸지
때로는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기다렸지
부디 기다림이 끝날 필요는 없었지
어차피 하나의 기다림이 끝나면
또 다른 기다림이 필요했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담벼락에 이마를 기대었지
빗물에 젖어 기다렸지
마음 젖어 기다렸지
나 고도를 기다렸지
너와 나 고도를 기다렸지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고도..
그거 기다리지 마시길요
저두 한참 기다려봤는데..
알고 보니, 지가 바로 그 고도 孤島였더라구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이얀 시인님,
박인걸님의 댓글
Samuel Beckett의 "고도를 기다리며"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에 의한 줄거리가 어렴푸시 생각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홍수희 시인님 추석 명절 행복하게 보네세요
안국훈님의 댓글
기다림은 사랑의 시작이지 싶습니다
인내 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듯
사랑 또한 마찬가지이겠지요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빛
그 물빛 속으로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