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화면 붉게 든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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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박님의 댓글
보톡스
아무르박
말라비틀어진 떡볶이를 어쩌지 못해
부산행 열차가 서울을 왕복한다
앞접시에 담긴 손님은 딱딱하다
그만 버리세요
음식을 버리면 천벌 받는다
노모와의 실랑이가 눈살을 찌푸리는 저녁
미처 해동하지 못한 닭이
찬물에 녹고 있다
밥 한 끼가 하늘이라서
잔반에 녹아있는 땀방울이
얼마나 짠한 맛인 줄 알고 계신 어머니
나는 지천명
얼마를 더 살아야 그 하늘의 뜻을 알까
똘똘 뭉치면 한 덩어리는 저리 처연한 것인지
한 바가지의 물을 붓고 가스 불을 켠다
저 칠흑 같은 어둠에서
결코 놓아서는 안 될 한 뿌리로
세상에 나온 감자는 껍질을 벗고 노란 속살이다
이제는 저마다의 길을 가야 한다는 듯이
이런 날들이 날마다 오늘이라서
얼마나 감사하고 실은 고마운 일인가
어머니의 잔소리가 풍성한
닭이 실하다
뜨거운 밥 한 사발에
앞접시로 오가는 숟가락이 가족의 의미였을까
닭 두루치기에 반지른 핏빛
끈끈하고 놓을 수 없는 의미를 되새김질하며
끓는 물에 미처 해동하지 못한 닭볶음탕
바닥을 보일 즈음
등에 붙은 파스만 한 방습제가 풀이 죽어 나왔다
이미 먹어버린 방부제
옥 섬 흰 옥수수가 밥상에서 팝콘을 튄다
이렇게라도 가는 세월을 잡아 둘 수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