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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화면 붉게 든 노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731회 작성일 17-09-30 00:27

본문






바탕화면에 붉게 든 노을


아무르박



아내의 퇴근을 기다리는 동안
노모는 떡볶이 떡을 해동하고 있었다
축 늘어진 오후가 말라 비틀어진 어묵
흰 뿌리와 줄거리 사이
초록 잎의 경계를 허무는 시간을
저녁이라 부르고 싶다

칼칼한 바다 네 음으로 치장한 맛을
음미하지 못하면 아직
바다에 가 닿은 것이 아니다
바탕화면에 붉게 물든 태양의 바다
조선간장이 스며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오늘의 노고를
나는 떡볶이라 불러야 하리

밥 대신에 라면을
대신 할 순수가 아직 남아있다는 듯이
정갈하게 다져진 마늘이 녹고 있다
달콤한 한 끼의 식사를 가미하며




댓글목록

아무르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톡스


아무르박



말라비틀어진 떡볶이를 어쩌지 못해
부산행 열차가 서울을 왕복한다
앞접시에 담긴 손님은 딱딱하다

그만 버리세요

음식을 버리면 천벌 받는다

노모와의 실랑이가 눈살을 찌푸리는 저녁
미처 해동하지 못한 닭이
찬물에 녹고 있다

밥 한 끼가 하늘이라서
잔반에 녹아있는 땀방울이
얼마나 짠한 맛인 줄 알고 계신 어머니
나는 지천명
얼마를 더 살아야 그 하늘의 뜻을 알까

똘똘 뭉치면 한 덩어리는 저리 처연한 것인지
한 바가지의 물을 붓고 가스 불을 켠다
저 칠흑 같은 어둠에서
결코 놓아서는 안 될 한 뿌리로
세상에 나온 감자는 껍질을 벗고 노란 속살이다
이제는 저마다의 길을 가야 한다는 듯이

이런 날들이 날마다 오늘이라서
얼마나 감사하고 실은 고마운 일인가
어머니의 잔소리가 풍성한
닭이 실하다

뜨거운 밥 한 사발에
앞접시로 오가는 숟가락이 가족의 의미였을까
닭 두루치기에 반지른 핏빛
끈끈하고 놓을 수 없는 의미를 되새김질하며

끓는 물에 미처 해동하지 못한 닭볶음탕
바닥을 보일 즈음
등에 붙은 파스만 한 방습제가 풀이 죽어 나왔다
이미 먹어버린 방부제
옥 섬 흰 옥수수가 밥상에서 팝콘을 튄다

이렇게라도 가는 세월을 잡아 둘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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