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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 생이란 -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영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18회 작성일 17-09-24 17:37

본문

소풍

- 생이란 -

 

이영균

 

 

샤워에 씻어내는 것

굽이굽이 길고 긴 두통이던

기로의 여독 말끔히 씻어내야 하는 것

가끔 거품이 아쉬움인 듯 쌓이다가

하수관을 뚫듯 요란스레 뭉텅 그려 멀어져

뻥 뚫리기도 하는 것

  

평야를 가로질러 당도한 어스름 사찰엔

끌려온 벌판들이 겹겹이 포개져

그곳의 숲이 되는 것

비틀거리는 하루도 더는 나아갈 힘이 다해

그곳에 여장을 푸는 것

 

몸이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에도

꽃무릇에 푹 파묻히는 꿈 나비가 되어

꽃밭을 휩쓸어 나는 것

좀 더 천천히 잠들었으면 하면서

꽃들이 붉은빛에서 검어지고 마는 게 아쉽고

향기가 옅어지고 잠이 깊어져

감각이 점점 둔해지는 게 느껴져도

멈출 수 없는 것

 

행선지를 종잡을 수 없어

터널을 지나고 벌판을 달리고

그 끝이 협소하건 광활하 건 

끝이건 중간쯤인 것 같아서 더 달려야 하는

황혼 녘 노을에 당도해야만 멈추는 것

 

날개가 꺾길 때까지 치닫다가

빙벽에 주저앉아도 결빙이 풀리면 다시

박동 되살아나는 여진 같아 늘

청년이란 착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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