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끝에 외등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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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끝에 외등 하나
지는 계절에 쓸쓸함
마당 가에 힘들게 자란 주목
어느새 가지를 처마 밑에
그늘진 잎새 사이마다
해묵은 집안에 먼지가 끼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창밖에 추적거리는 비
긴 세월 겹겹이 쌓인 이물질
닿을 수 없어 씻을 수도 없다
세월의 더께만큼 겹겹이
한가득 굳어버린 황갈색
주인은 수시로 샤워를 해도
고무호스 물세례도 인색한 시간
언제부터 처마에 외등 하나
동병상련 서로는 바라보며
밤새 눈을 떴다, 감았다
저무는 가을을 음미하고 있다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있어
이별에 가을도 아름답다고
지나는 낙엽도 깊은 조우를
밤새 머무는 달빛이 좋아
엉덩이 무르는 줄도 모르고,
주목 한그루 고개 숙여 엎드려 있다.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주목과 외등의 유별난 조우가 쓸쓸하네요.
서로를 지켜주지는 못해도 가끔 눈 안부를 전하고
가을 길 함께 걸어가니 오리롭지는 않겠습니다. ㅎㅎ
가을이 다 가도록 꺼지지 않고 곁을 지켜주는 외등이
있어 외로움도 절반의 기쁨이 되리라는 생각,
해 봅니다. 두무지 시인님 ! *^^
두무지님의 댓글
집안에 뻗은 주목을 바라보며
생각나는 것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변함없는 우정이 더 좋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가을과 주목
처마끝 외등
모두가 이 계절에 어울리는 시어들입니다
가을 잘 보듬으시길...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가을에 시인님 좋은 계획 속에
알찬 수확 거두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늘 평안한 일상을 빌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