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띄운 손주놈의; 그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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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띄운 손주놈의; 그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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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에 띄운 손주의 그림 배
白民 이학주
일곱 살 손주놈이 하얀 스케치북에 크레용으로 그린 황포(黃布) 돛단 배
그림 배는 흐르는 강물위에 두둥실 떴고 스스로 선장이 된 손주놈은 피붙이의 정(情)이라면서 할애비 할미 애비 어미를 배위에 올려 놓았다
배는 떴으니 움직이질 않는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강심( 江心)에 미동(微動)도 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다
던져 줄 과자부스러기를 가져오지 못한 우리의 무심함을 침묵으로 성토하는건가 갈매기떼들도 날아오지 않았다
출항을 알리는 항구의 뱃고동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절망하는 밤의 캄캄한 강물에 앉아 있던 손주놈의 그림 배는 찰라의 순간에 강물을 박차고 일어나 드디어 바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림 배가 태평양을 건늘 때 손주놈은 더 큰 포부를 위하여 뱃머리를 은하수로 돌리면서 엄지 검지 동그랗게 말아 입술에 대고 천상(天上)의 음악 같은 휘파람을 불었다
모든 마도로스 우리들이 은하수 강변에 닻을 내리는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낮잠에서 깨어났고 내 등은 식은 땀으로 촉촉이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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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혜우님의 댓글
이학주 시인님 안녕하시지요.
즐거운 마음 항상 보여주는 그 손주님 재미 있겠습니다.
오늘 함께 즐겨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