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야 할 땐 가렵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참아야 할 땐 가렵다/CYT
계곡엔 낱 줄로 떨어진 빗줄기가 모여
근육질의 물살이 동아줄처럼 굽이치고 있었다
멀쩡한 길을 놔 둔 채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밟히고 싶지 않은 돌을 딛고 말았다
야생마 등에서 떨어지듯 미끄러지며
고꾸라지는 몸을 정강이가 지게작대기처럼
바위에 찧은 채 받쳐 주었다.
맺힌 피를 가두려는 두둑이 검푸르게
부풀어 올랐다.
따지나마다 자기과실 백퍼센트인 사고라서
밴드 한 장으로 덮어 둔 채 여름을 나려고 했다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가을이 찾아오며
갑자기 기억상실증에서 깨어난 환자처럼
밴드 속의 상처가 모든 의식을 가려움증으로 불러 모았다
정확히 딱지 앉은 그 곳을 긁고 싶어 미칠 것 같은데
그 곳만 피해서 주변을 긁어댔다
긁고 싶을 때마다 콕집어 다 긁었더라면
내 삶에 얼마나 많은 덧이 났을까
댓글목록
purewater님의 댓글
참고 살았기에 이만큼 순탄한 삶을 산 거라며 그 때 참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그 때 왜 등신같이 속 시원하게 박박 긁어놓지 못했을까 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처가 아물때까지 기다린건 잘 한 거 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