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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읍내 옷 수선집 앞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20회 작성일 24-06-02 06:34

본문

고흥 읍내 옷 수선집 앞에서


 정민기



 나의 사랑은 밤비 내리는 언덕길을 올라도
 좀처럼 새벽달이 뜨지 않는다
 잔뜩 흐려 별 볼 일 없는 날에 고흥 읍내
 옷 수선집 앞에서 어제 써 놓은 시를 퇴고한다
 성격이 질기디질긴 가죽옷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옷 수선집 여자가 밖을 기웃거려도,
 구름에 가려진 해처럼 그렇게 기웃거려도
 한 편으로 된 긴 시의 밑부분을 줄이고
 때 이른 철새 떼처럼 긴 옆부분을 줄이고
 밤하늘에 눈빛처럼 반짝거리는
 별 같은 단추를 달고 있으니까, 그제야
 수선집 문이 나비가 날갯짓하듯 활짝 열린다

 고흥 옷 수선집 그 여자는
 수줍은 미소 날려주면서 커피 한 잔 건네고
 수선한 시를 독자분께 배달하러 간다
 나는 고흥 옷 수선집 앞에서
 명품 옷을 입은 듯 어깨를 들썩거린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의 말씀 중에
오래전 신경림 시인께서
"머리에 딱 들어와야 좋은 시"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좋은 시를 써 본 적이 없지만
올려주신 정민기 시인님의 이 시가
제 마음속에 딱 들어옵니다.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휴일 보내시길요.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옷을 수선하는 그분의 사랑이
시인의 마음 속에 덧대어
꿈의 날개를 펴고 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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