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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재(晩才)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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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44회 작성일 24-05-31 00:00

본문

만재(晩才)의 어느 날 



 무슨 날벼락을 맞았는지 어둠도 허우적거리는 어스름 녘 

 내 친구 만재는 아끼고 아끼던 에메랄드 빛 셔츠로 갈아입고 초들물에 업혀 나무토막처럼 떠밀려왔다  


 철썩거리는 만재의 흐느끼는 소리

 허옇게 뒤집힌 속내를 포말에 새기고 수억광년 살아온 해안선 

 키 작은 하늘을 신화처럼 붙잡고 어둠 속에서 발버둥 치던 뭇별들


 이 밤, 물거품이 되어 내 발목을 차오르며 꼬르륵거린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끙끙 앓는 만재의 폐부가 밤새도록 내 귓바퀴를 할퀸다 


 여명의 순간

 우리의 기도가 별처럼 사라질꺼야,


 에메랄드 빛 셔츠로 갈아입고

 만재의 등골 속에 자라는 일편(一片)의 종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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