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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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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44회 작성일 20-10-23 17:59

본문

의 씨 / 백록


 
몽생이를 보는 순간
문득, 말의 씨가 꿈틀거린다
그 뿌리가 와들락 들락킨다
이를테면, 불휘 깊은 남근 같은
소낭의 근성으로 읽히는

그런 몽생이가 간혹, 제 근친의 가슴팍 같은 오름
거린사슴*을 기어오른다
그 기슭, 옴팡 파진 터무니 썩은 빌레 트멍
소나이 같은 낭 하나 뵈러 간다
골머리 히여뜩해질 때쯤이면 어김없이
그 구석에서 엉금엉금 기어 내려오는
늙은 거북이 같은 소낭 하나가 있다
몽그라질 때로 몽그라진 삶의
울컥한 정신머리 같은

엉덩이에 뿔난 망아지마냥 속 썩일 때쯤이면
영락없이 귀청을 물어뜯던 소리

‘이 몽곳놈의 새끼’

할망의 욕지거리가 어느덧 아래아의 점 하나로 얼씬거리며
어린 말의 놀란 표정과 늙은 몰의 성난 몰골이 뒤섞인다
그 씨가 뿌리가 되고 가지각색의 소리로 울린다

ㅏㅔㅣㅗㅜㅡㅣ로 번지며

속암수다 허멍 쏙암져 골으멍
말을 흘려버린 식민의 세월에 젊은 서방을 잃고
잠시 해방된 무자년에 허겁지겁 시부를 묻고
이윽고 도솔산자락에 아들을 살라버린
곡성哭聲의 메아리로
 

------------------------------------------
* 서귀포시 대포동 지경에 위치한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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