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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앨리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99회 작성일 20-11-11 21:20

본문

늙은 앨리스 / 백록


 
여기는 혹성 K-2020의 외딴 섬나라
설문대할망이 애써 만들었다는
여기는 어느덧
날아다니는 노루들이 산다
기어댕기는 까마귀들이 산다
허구한 날 로드킬이라는 누명을 쓰고 산다
 
여기는 태평양의 중심을 향하는 길목
어쩜 탐스러워 탐라라 불렸을
여기는 어느덧
멍멍대는 소와 말들이 살고
꿀꿀대는 개와 고양이들이 산다
간혹 배가 불러 미쳐가는 목숨들이 산다
 
콘크리트 괴물이며 쇠붙이 철새들을 불러들일 요량으로
전설의 그리움 같은 오름들
하나둘 무너뜨릴 속셈이다
주변머리엔 바짝 말라버린 내가 수두룩
근심들만 시커멓게 넘쳐 흐른다
이토록 이상한 것이 이상인 나라
여기엔 내가 아닌
내가 산다
 
마침 11월 11일
가래떡 먹는 날이라는데
웬걸 목구멍으로 가래가 끓는다
오늘도 바람이 분다
하늬바람 분다
돌들이 침묵처럼 운다
한때의 비바리
울 할망들 운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 백록


귀가 어수선하고
눈이 흐릿하고
입이 시원찮고
코가 막히고

고 고 고 고

그래서 그럴까
요즘따라 무척 서글퍼진다
갈 곳도 마땅찮은데
갈 때가 된 걸까

아이고 아이 고

어느덧 가을의 저물녘
과연, 어디로 갈까
걍, 겨울로 들어갈까
작심하여
봄으로 건너뛸까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의 그림 / 백록


저물어가는 가을
그 한가운데

뚝 뚝 뚝
띄엄 띄엄 띄엄

그 사이로
어느덧 지워져버린
얼룩과 얼룩

그리고
그  여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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