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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도 (江山無盡圖)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935회 작성일 20-11-27 16:49

본문

강산무진도 (江山無盡圖) 



봉우리가 봉우리로 이어지는 것은 어머니께서 

봉우리 안에 앉아계신 때문이리라. 그리고 연꽃 닮은 봉우리 동백꽃 머금은 봉우리 무지개가 걸린 봉우리 청설모가 뛰놀고 방아깨비가 버둥거리는 청록빛 봉우리 어머니께서는 다른 모습 다른 빛깔로 거기 앉아계신 때문이리라. 어머니께서는

자운영이시리라. 자운영은 어머니이리라. 자운영이 형테가 있던가? 향기가 있던가? 풀잎들아 소용돌이쳐라. 갈래 갈래 모이고 흩어지고 바람에 쥐어뜯기며 길이 

드러날 것이니. 

능선이 끊일듯 끊일듯 가는 곡선으로 이어진다. 예리한 칼날처럼 광활한 허공을 베며 청록빛 시즙 묻어 번뜩이며 여름 햇빛에 

아파하며 능선이 나아간다. 살점 베인 능선이 선연한 피 흘린다. 아, 눈부셔. 자작나무가 칙백나무 잎 속으로 침범하는 우렁찬 소리.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소나무의 머리카락 안. 머리카락 헝클이며 요동치는 

요동치는 봉우리는 바다로 향해 떠나가는 것이리라. 너는 여름 햇빛 속에 꿈틀거리는 어둠을 보았는가? 너는 어둠 속에 

시취로 찬란한 여름 햇빛을 보았는가? 바위 위로 아래로 수직운동하는 수레바퀴를 보았는가? 수레바퀴에 붙어

포탄을 맞아 얼굴 반쪽이 날아가버린 아이들을 보았는가? 인육을 씹어먹어 본 적 있는가? 피의 물결을 표류하는

안경테를 본 적 있는가? 

그것들은 모두 봉우리이리라. 바위인 표정으로 영겁을 몸부림치는 것이니. 그리고 이토록 거대하게 

솟아 꿈틀리는구나. 강물도 청록빛으로 무한히 깊고, 봉우리는 허공을 베고 시즙을 짜며 변형된 황홀로 위로 아래로 

향기를 퍼뜨리고 있구나. 너는 바위였구나. 나도 바위였구나. 우리는 

영겁이 가도록 배추흰나비 두 날개처럼

겹쳐지지 않는 듯해도 한 몸이구나. 저 무수한 바위들이 

운명을 초월한 그 어떤 장소에 흔들림 없이 솟아있구나. 

저 바위들을 이루는 가없는 꿈이

바로 우리였구나. 


 



 

  

댓글목록

poet173님의 댓글

profile_image poet17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봉오리 안에 앉아 계신 때문이리라, 동백꽃 머금은 봉우리, 풀잎들아 소용돌이쳐라, 자작나무가 칙백나무 잎 속으로 침범하는 - 소리,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소나무의 머리카락 안, 요동치는 봉우리는 바다로 향해 떠나가는 것, 꿈틀거리는 어둠, 시취로 찬란한 여름, 바위인 표정, 허공을 베고 시즙을 짜며..등의 시어가 살아 있습니다//
나비는 꿈을 상징하고..아하 자운영은 어머님을 의미하는 것이었군요..어머님으로 인해서 길이 생기는군요..가없는 꿈은 우리를 생각하는 어머님의 사랑이겠죠//
바위에 수레바퀴는 영겁으로 우리는 한 몸이군요..강산무진도..돌산인가 봅니다//
이해 안가는 부분이 많은 시입니다..대충 읽지 않았는데도 난독증이 근원인 것 처럼 어렵네요//
어려운 부분은 바다, 여름 햇빛, 포탄을 맞은 아이, 인육을 씹어먹어 본, 안경테를 본 등등..그런데 겹쳐지지 않는 듯해도 한 몸에서 무슨 의미를 숨겨두었을까요//
그래도 시어가 많아서 꼬리치듯 유혹하는 것 같습니다//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고 단지 소설 같은 시의 맥을 짚지 못한 때문이라서 스스로 답답할 뿐입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글에서 어떤 문자적 의미를 찾아낼려고 한다면 별 의미가 없을 듯하군요.
강산무진도라는 길이 9m에 가까운 산수화를 보고 벅찬 감격을 담아 낸
심중무진도로 읽히는군요.
춘하추동의 계곡을 건너뛰며 물소리 새소리, 그림속의 꽃향기까지 쓰다듬으며
그려낸 이 강산무진도를, 여기서 나고 자라 대대년년을 이어가는 우리로
귀결시키는 코렐리 시인님의 맑고 높은 시안에 감동을 받습니다.
좋은 작품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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