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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로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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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20회 작성일 21-03-28 08:51

본문

우로보로스 / 백록

 

꽃이 피면 나도 꽃이 될 거야
비가 오면 비가 될 거야
바람이 불면 바람이 될 거야
단풍이 들면 단풍으로 잠시 살다가 낙엽이 될 거야
눈이 오면 나도 눈이 되어 그 속에 묻힐 거야
동안거의 뱀을 따라 똬리를 틀 거야
어머니 자궁의 기억을 소환하며
그 기억의 꼬리를 삼키며
새봄을 기다릴 거야
기어코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묘夜貓 / 백록



행동거지로 보아 그의 집은 분명 아파트단지에 있다
그러나 그의 집을 아는 사람은 본의 아니게 헤어진 식구들 외엔
거의 없을 듯
단지, 클린하우스에 골판지를 깔고 자기의 생각처럼 주변머리를
기어댕기는 할망이나 알까
아니면, 저만치 또 다른 하우스에서 누가 내다 버린 의자에 잔뜩
구부리고 앉아 오락가락하는 사람들 손에 들린 잡동사니들을 유
심히 살피는 하르방이나 알까

사실 그건 의도한 바인 듯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가면 속 세상인지라 마스크조차 없
는 저는 이미 쪽팔렸는지 그래서 더욱 알리기 싫은 낌새다
주차된 바퀴들의 그림자 속을 들락거리는 건 기어코 제 주거지를
비밀리에 부치기로 마음먹은 사족四足의 행각인 듯

오늘도 그는 어둑해지자마자 슬그머니 기어 나와
제 근친 같은 할망 하르방을 찾아간다
절 반겨 줄까 눈치껏 어슬렁거리며
만나자마자 오늘도 어김없이
그들의 안부를 여쭐 것이다
물론, 야옹야옹하며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파리 이론 / 백록


쓰레기 주위를 앵앵거리던 파리들
야단법석입니다

파리채를 검술처럼 휘두르는 백발노인의 기세에 눌렸다며
별안간에 저승사자가 나타났다며
별의 순간을 보았다며
번쩍거렸다며
불거진 눈알이 뒤집힌 채 발이 손이 되도록 비비며
끼리끼리 수군대고 있습니다
그 별은 발광체가 분명했다며
한편에선 웃기지 말라며
반사체였다며

아무튼, 벌건 대낮에 뜬 별이라면
그냥 시시한 별은 아닐 텐데
혹시, 일식의 잠결에서 깨어난
큰 별이 아닐까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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