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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75회 작성일 21-10-0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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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 백록


 

 

홀라당 벗고 바당으로 폴짝 뛰어들던 기억은

어느덧 까마득한 굴메 속이로구나

고추를 따먹히고 불알을 따먹혀도 방귀 한 방 날리면

낄낄대며 어깨동무하던 추억의 흑백사진들은

어쩌다 전설이 되고 말았구나

굳이, 뜻한 바라 변명을 한다면

한두 끼를 거르는 게 기본이던 시절, 그 순간을 속히 벗어나고파

우리는 뿔뿔이 헤어졌겠지

서로 입에 풀칠한다는 핑계로 각자 바쁘다는 구실로

만남을 미루며 그럭저럭 세월을 보냈겠지

 

친은 친친 감기는 끈인 줄 미처 모르고

구는 구닥다리로만 읽히고

 

등등의 까닭으로 우리는 더욱 멀어지고

환갑을 훌쩍 넘기며 뒤돌아보니

쓸쓸함만이 그 사이를 어슬렁거리는구나

더군다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도 때도 없는 거리 두기가 간만의 모임마저 훼방을 놓고 있지만

저기 산등짝을 뜬구름처럼 희끗거리는 친구들아

올해도 아니 벌써 시월일세

가는 세월만큼이나 쓰디쓴 술 한 잔 가득 따라

멀리서나마 건배를 제의하노니

시원한 말씀 한마디씩 거들어 보시게나

달콤한 밀감 익어가는 소리를

안주 삼아 섞어도 좋고

고추 따고 불알 잡고 낄낄대던

옛날이야기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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