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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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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1회 작성일 21-12-02 18:32

본문

기형도

 

- 비수

 


안개가 자욱했다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조치원은 어느덧 행복한 나라의 도시, 세종이 환생했다

그의 외로운 대학 시절은 중동으로 떠난 나의 노동자 시절

오래된 서적은 곰팡이가 된 자의 어둡고 축축한 세계며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은 질서라며

누가 그를 펼쳐볼까 걱정했으나 다행히 나와 같은 이들이 훔치고 있으니 걱정도 팔자였구나

어쩌다 물속에도 사막이 있다는 걸 알고 헛살았다며 우수수 아버지 지워진다며 자책했었지

사실 내가 목격한 건 사막 속에 오아시스였지만, 잘난 아버지 얼룩이었지만

질투는 그의 힘이었으므로 단 한 번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며 절망했다는 건 

제법 이해가 되더군, 나의 사랑도 그러했으므로

입속의 검은 잎은 굶주린 혀인가, 허기와 죽음을 부르짖은 독설인가

궁금증을 물어뜯는 건 검은 입인가 아님, 그 입속의 혀인가

언뜻, 여기까지 읽다 만 기형적 행간 속에 나의 그림이 있었다

그 그림 속엔 나의 검은 그림자가 얼씬거린다

검은 입속을 날름거리는 붉은 혀처럼

먼 지방이 먼지 방으로 읽히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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