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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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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560회 작성일 22-03-21 23:15

본문

신기神氣 / 백록




밤마다 찾아오는 그림자들

요즘 따라 부쩍 늘었다

 

죽은 귀신, 산 귀신,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귀신들

밤이면 밤마다 그들과 만나는 반죽음의 나는

그들이 죽었는지 아직 살아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는데

마침, 용하다는 보살이라는 분이 나를 보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

신기가 씌었단다

신기가 비친단다

이윽고 이런저런 질문을 한다

당신이 만난 귀신들은 누구냐며

   

나는 잠시도 망설임 없이

술술 답하고 말았다

그제는 울 할머니를 닮은 젊은 여자가 나타나더니

늙은 나를 은근히 유혹하더라는 것과

어제는 일찍 죽은 친구가 내가 되어 나타나더니

그녀를 몰래 만나고 있더라는 것을

   

이윽고 보살님이 당신의 왼손을 검지로

톡톡 읽는가 싶더니

툭 내뱉는 한마디 점지


신이 내렸구나

   

비가 오는 그날 나는

,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았다

톡톡, 터뜨리는 목련꽃을 보았다

   

바람이 부는 그날 나는

문득, 전생의 죽음이 얼씬거렸다

찰나의 내생이 희끗거렸다

   

그날 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목격했다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神氣가 없이 어찌 무언의 나팔을 불으리오
문학은 오름氣, 오름氣를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오니
전생에 화양연화(花樣年華) 를 목격하셨으니
이만 하산하여도 될 줄로 아뢰옵니다.
붓끝이 부드럽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백록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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