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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1회 작성일 22-05-16 20:12

본문



저녁이 으스름한 석양에 섞여

휘몰아치는 잠. 부토(腐土)


에 새빨간 싹들이 돋는다. 뜯긴 잎들이 떠내려 가는 검은 


강물 위 높이 드리워진 석교를 건너

우리는 축제로 갔다. 차가운 돌 위에서 자그마한 


긴꼬리원숭이가 앉아 우리 사진을 찍어 주었다.  


으스름에 잔뜩 매달린 동백꽃들 몽롱하게 저녁을 향해 그 형체가 흩어지고 있는 머언 

담들 싸리나무 가시가 축축히 젖어 내 위장이 등나무꽃 향기처럼 울렁거리고 있는


저 너머에는 코를 벌름거리며 산비둘기 떠나가는 청록빛 잎과 잎 사이 열린 머언 

길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말 없이 바르르 깃 떨고 있는 시계탑을 지났다. 무화과 열매


안으로 너는 네 나체를 숨긴다. 태엽이 돌아가며 자잘한 자수정 조각

들 사이 고인 샘이 멀리서 


들려오는 시타의 흐느낌 끝이 뭉특하게 잘려나간 파르르 

떨렸다. 떠 오르는 대리석 기둥을 돌아 이제 한 


굽이만 더 넘어가면 밤의 축제가 소녀들이 

폭사(爆死) 당하고 있는 빨간

양귀비꽃밭이 거기에는 릴리 불랑제의 찢긴 


혈관들이 황홀하게 한가득 

널려 있을 것이다. 폐결핵의


황홀. 밤하늘 가득 

채운 별들이 반짝반짝

금속성의 비명을 귀가 멍멍하도록 쏟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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