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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80회 작성일 22-09-30 15:34

본문

리우데자네이루 


​변방이었다 붉은 모래바람이 옷섶을 부풀리자 까끌까끌한 모래시계가 중력의 시간을 곱씹는다 우룡산 쪽으로 어깨를 드러낸 불그스레하게 부푼 부레 같은 빛줄기가 저물녘으로 상륙작전을 펼치고 슬개골이 꺾인 낙타의 기울기가 언덕배기를 향해 포복하고 있었다 붉은 벽돌로 층계를 세운 성당의 옥탑으로 시선이 곤두박질쳤다 저 멀리 가파른 판자촌의 정수리가 망막 속으로 밭고랑을 내고 있었다 곡괭이도 없이 활주 하는 까마득한 젊음의 날들이 난시로 얼룩진 내일과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푸른 천공이 펼쳐놓은 맑고 청명한 페르골라엔 젖은 발목들이 창자가 털린 가자미로 널려 있었다 수평선이 그어 놓은 소실점을 통과하자 가파른 나선형의 계단이 펼쳐져 있었다 어디선가 군둥내가 빗발치고 있었다 나는 움푹 파인 석실의 맨바닥에 누워 봉인된 감실의 성체등을 바라보며 파블로프의 개처럼 벽을 타고 검붉게 번지는 로마네 콩티를 핥고 있었다 기도가 끝날 무렵 침상 위로 살과 뼈가 시뻘겋게 타올랐다 저 잉걸의 다비 속으로 썩은 짐승의 누린내가 고동치고 있었다 종소리가 세 번 울리자 왼손으로 받아 든 밀떡에서 낯선 수녀의 윔플이 폭설로 휘날리고 있었다 첫눈 내리는 밤이었다 그곳에는 낯선 변방의 고독한 이방인이 살고 있었다

댓글목록

崇烏님의 댓글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콩트 시인님, 잠시 머물다 갑니다. 마음을 보면서요
오늘 처가 장인어른 생신이라 술 그득하게 ㅎㅎ...
지금은 또 독방에 앉아 변방을 보듯 깊은 강 대합니다.
아직도 저는 방황하는 처지로 세상을 봅니다.
모르겠어요 그냥 그게 늙었다고 생각들지만 아직
젋음의 잔재가 남은거 겠지요...시 잘감상하고 가요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고요...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녕하시죠? ^^
빙장어른 생신날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ㅎㅎ

저 또한 아직 환절의 시간 속에 갇혀 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벗어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만
그래서 저의 삶은 늘 천변을 거닐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짙은 안개 속입니다.
그래도 사유 깊은 시인님의 시감상평을
시마을을 통해 잘 읽을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연휴 잘 보내시고요,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문운이 있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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