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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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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0회 작성일 22-10-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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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간


잘려나간 밑동을 발끝으로 툭툭 건드려 본다 불안한 과거는 파리처럼 제자리만 빙빙 돌았다 산도를 지나온 첫아이의 울음소리에 아버지는 침묵을 삼키며 시퍼런 하늘만 바라보았다 가을 하늘이 높고 시린 것은 아버지의 굽은 등짝을 닮아서일까 휘청거리는 갈바람이 구멍 뚫린 슬개골을 지나 발밑으로 스친다 로비에는 누군가 무릎 꺾인 발목들을 심어 놓았다 등골이 휘어진 가을 햇살은 무청 같이 푸른 잎새들을 시래기로 생을 변주하고 있었다 단조를 기웃거리는 사금파리가 휠체어의 야윈 바큇살을 붙잡고 있었다 산산조각 난 수직의 시간들이 거웃처럼 거뭇거뭇 자라올라 출구를 지나간다 승객이 하차한 텅 빈 마을버스가 회차로를 빙빙 돌고 있었다 중앙 화단에는 천공을 짚고 내려온 땅거미 한 마리가 안간힘을 다해 땅거미를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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