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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보다 더 무서운것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24회 작성일 23-02-09 18:28

본문

읍내 장터에서 농주 몇 사발에 거하게 취해버린 그믐밤
찔레꽃 환장하게 만개한 성황마루
허청허청 고개를 넘고 있는 *말고기자반 아제한테
얼금뱅이 도깨비란 놈이 씨름 한판 할껴 말껴
계속 보채며 시비를 걸어왔단다


입소문대로 짱배기에 뿔이 한 개인지 두 개인지 아니면 아예 없었는지
헤롱헤롱 만취했던 대구빡이 아직까지도 정신 못 차리고 설왕설래한단다
바늘귀만 한 귓구멍으로 들은 소문은 있어
얼큰한 술기운으로 맞짱이 붙어 허리춤을 싸잡고
왼쪽 호미걸이로 넘겨야 하는지
오른쪽 밭다리 후리기로 넘겨야 하는지 몇 시진 째 용만 쓰다
겨우 돌바닥에 패대기쳐놓고


또 쫓아올까 칡덩굴로 야물차게 꽁꽁 묶어 동튼 뒤 찾아가 보니
한 아름이나 되는 느티나무밑에
몽당 빗자루 하나가 줄에 묶인 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란다


사람 손이 오래 탄 몽당 빗자루나
똥 간 근처에 똥냄새 맡으며 세워두었던 묵은 싸리 빗자루나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된다고 도깨비 된다고
윗집 아제가 귀딱지 앉도록 누누이 말씀하셨다


우리 엄니처럼 평생토록 아버지 손때가 잔뜩 묻은 여인네는
곰이 생마늘 먹고 웅녀로 환생한 것처럼
구미호가 세월을 먹고 호랭이로 환생한 것이라고
울 아부지가 엄니 모르게 쿡 찔러준 비급 같은 말씀이다


요즈음 울 엄니의 마늘쪽 같던 이마에
도깨비보다 더 무섭다는 핏대가 뿔처럼 불끈 솟아오르며
갱년기로 환생중인  현재 진행형이다



*말고기자반 - 술에 취해  얼굴이 붉게 변한 사람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 그놈의 세월 탓 아니겠습니까
세월이라는 숱한 물줄기에 휘말렸던 抑何心情이
너도 나도 그렇게  묶여 變移되지 않았을까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비도 오지 않는 초저녁인데
파전에 막걸리 한 잔 생각나네요 ㅎ
고즈넉한 저녁에 발 담그시고 편안하시길요
^^,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 시인님
도깨비 보다 더 무서운것이 나이든 여자분들 갱년기라
들어서 그때는 함부로 말도 못건다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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