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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제사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23회 작성일 23-02-16 10:15

본문


어머니 제사상 /최 현덕

 

 

제사상을 차리다가 문득,

민증 사진도 찍고, 영정사진도 찍어라

하시던 어머님말씀이 어른거린다.

아버지는 그해에, 어머니는 다음해에 돌아가셔서

요를 등 뒤에 받치고 찍었던 민증 사진이

1년 뒤엔 영정사진이 되어 33년째 제사상에서

홍동백서, 어동육서, 좌포우혜를 섭렵하신다.

잔을 올리면,

첫 잔에  여자의 일생’  어머니의 노랫가락

두 번째 잔에  산 입에 거미줄 치랴’  어머니 삶

세 번째 잔에  안 먹어도 배부르다’  어머니의 눈물

잔을 모두 올리고 나면,

내 눈망울은 그리움과 실랑이 치다가

정월의 빗소리에 흠뻑 젖는다

어머니의 영정 사진은

열 번 훔쳐도 자꾸만 훔친다.

밀려드는 그림자가 어머니의 민증 사진을

외딴 섬에 자꾸만 떨구려 함이다.

세월이 눈물도 가져갔고

소리와 모양도 퇴색되었지만

영정사진에서 어머니의 모습은

먼 산에 걸친 무지개처럼 영롱하다.

진설陳設을 놓다가 진설眞說을 읽는다.

어머님의 헛기침 소리가 똬리를 튼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했습니다 .최현덕 시인님
오랜만에 詩 한수 올려주셨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행간 행간 구구절절 합니다
좋은 시를 감상할수 있는 기회를
자주 열어 주시옵소서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 걸음 고맙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땅에 묻혀야 사라질듯요.
좋게 읽어 주셔서
어머니가 더욱 그리워 집니다.
다섯별 시인님은 닉네임 만큼이나
다섯별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모님 돌아가신 후 백번 천번
후회한 들 뭔 소용이 있겠어요.
사모곡에 응원의 메세지 감사합니다. 피플멘 시인님!

선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귀한 시를 대하니..

저 역시 2020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메어집니다

제가 캐나다 이민생활을 하다가
어머니를 봉양하던 동생들이 모두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지라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간병차
한국에 돌아와
어머니를 모셨지요

어머니는 한사코 요양병원 같은 곳에는
가기 싫다고 하셔서
(뭐, 솔직히 말해서 그편이 불효스런 저로서도 낫겠다 싶은 마음이었죠)

하지만 어머니 뜻을 거스리기도 뭐해서
어머니 임종 때까지
모시긴했습니다만..

어머니 병 수발에 지친 나머지 (대.소변 치우는 일)
나름 투덜댔던 일이
어머니 돌아가신 지금에
돌이킬 수 없는 회한으로
남았습니다

시인님의 옥시 玉詩를 대하며
그냥, 눈물만 흐르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쓰셨습니다. 안 시인님!
생전에 자식노릇 한다고 해도
돌아가시고 나면 다 후회스럽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 삼일 동안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귀한 걸음 주셔서 고맙습니다.
참, 근황이 어떠신지요?
건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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