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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느티나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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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겨울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3회 작성일 23-03-08 15:01

본문

늙은 느티나무에 대하여



오랜 세월 같은 자리에 머문다는 것은, 어쩌면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그리움의 시간이겠지


봄에는 꽃잎에, 그리고 가을에는 낙엽에 실려

이름 모를 벗들의 소식이 들려오고

내가 살아온 사연도 나뭇잎에 실어 전하기도 하지만

겨울이 되면 그마저도 소식이 끊기지


혈관처럼 뻗은 나뭇가지를 따라 흐르는 영혼이 

마른 이파리같은 육체를 떨쳐버리는 날까지

수많은 인연들을 보내며, 겪어야 하는

이별의 고통들이 쌓여 나이테가 되고


스스로는 울 수 조차 없기에

어느, 비 내리는 날

빗물에 슬픈 마음을 대신 실어 보내기도 하지


오랜 세월을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는 쓰러질 수 조차 없기에 견뎌야 하는

고달픈 운명 때문인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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