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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리어카를 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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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27회 작성일 23-11-23 07:19

본문

폐지 리어카를 밀다


외길 경사로에서 허덕이는 폐지 리어카

헛도는 노파의 걸음이 위태롭게 보이는 순간

유일한 행인인 나를 보며 누가 좀 밀어 달란다 

바쁜 출근 시간에 하필 그 누가 되다니 


키보다 더 높이 쌓인 폐지 꽁무니 

힘을 가할 때마다 조금씩 전진하는 리어카

눈을 부릅뜨고 따라오는 버스와 차량들

숱한 짜증들이 뒤통수를 겨냥하겠지만

그 누구도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 아닌가 


등에 꽂히는 무수한 시선을 느끼며

힘겹게 올라간 경사로의 끝

노파의 인사를 뒤로하고 가던 길 가는데 

문득 떠오른 어느 말씀 

자왈 위선자 천보지이복 子曰 爲善者 天報之以福

아니다, 복을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뛰어든 삶의 길일뿐

저만치 다가오는 전철역이 등대로 보인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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