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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지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66회 작성일 24-07-03 06:34

본문

수몰지구 

 

그 밤 의자는 잠들 수 없었데요.

쏟아지는 별의 눈과 입과 그 모든 노래가 가슴으로 쏟아지는 잠이 오지 않는 밤

별은 이 되고 희원이 되는 그런 존재였죠.

그런 어느 날 새벽이 떠나고

밤과 하늘과 의자 모두 버려졌다는 여기까지가 들풀이 아는 이야기입니다.

의자가 누구를 사랑했는지 썩어가는 다리의 불길한 예감에서 알 수 있듯

더 이상 찬란한 별의 숨소리를 들을 수 없기에

갇힌 물길을 벗어나 절룩이는 몸이 물살에 흔들릴 뿐

낙하하는 수몰의 통증만 더하는 예전의 꽃받침은 아니였지요

 

허공에 줄을 댄 들풀은 곤히 잠든 의자의 다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누가 보면 부서진 의자가 들판에 버려진 것 같지만

실은 아파하는 그를 보듬고 있는 중입니다.

언젠가 돌아 올 별을 기다리며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는 의자의 다리를 대신해

들풀이 초록의 밤을 더듬는 중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줄까요.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同題의 글을 쓴 적 있지만..

이 시를 읽으니..

수몰지구의 상황을 수용한 작품이란 생각요

그 경우, '수용'이란 말은 대상을 포용하는
시인의 의식이 가감없이 표현됨을
느낍니다

좋은 시,
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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