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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란 음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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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52회 작성일 25-04-06 08:02

본문

[길따란 음향으로]

 

 

풍경은 흐르듯 유언마저 남기고

손이 그리운 날이면 고양이나 쓰다듬지 우 쓰다듬지

우는 소리 새되이 가청주파수 벗기려

피는 얄팍한 눈물처럼 고이는 데

 

부정맥도 없이 심장을 부여잡는 짐승이랴

시원스레 떠벌려도 옳지 우우 옳지

떠남은 길에 접혀들어 깊숙한 투정도 부리고

여로에 앞서거니 우리 고양이

 

산뜻한 바람도 분 적이 있을까

쓰다듬기를 배우는 손목에 달린 가지

그 걸 손가락이라고 털 뭉치에 길을 내고

 

남향으로 울까 해가 높을

자리로 가로수 줄 지운 저쪽으로

저녘조차 불타는 세계로 날아갈 때까지

 

고양아 어쩌다 우니 그림자에 화들짝 놀란 듯이

갈라선 배경 잇새로 손이 걷다가

못난 낙엽처럼 고동색 우는 무거워 우는

 

저물녘 길어진 우우에 스친 줄도 아는 바람에

어딘가 고양이 떠난 이 봄에 가을처럼 저 짐승

몸피 테두리 쓰다듬지 그저 우우 쓰다듬지

선지 닮게 과실은 불그락 멎을 때까지

손 마디 굳은 살 등으로 핥는 고양이 때때로 울지

 

움킨 듯이 날아간 고주파는 가르릉

몰래 밟힌 못내 가라앉은 소리조차 들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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