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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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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60회 작성일 25-04-19 23:26

본문

  4월 




  나의 사월은 겨울 공기 여름 공기 반반씩 

  섞인 바람을 슬로우 커브로 던지고 있습니다.


  플라타너스는 커다란 이파리 다발을 엮어 만든

  글러브로 가볍게 받아 내고 있고요.


  봄의 손은 숲속의 길을

  공항 활주로보다 빠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풍선처럼 붕 떠 있는 나무 꽃, 바위들.


  소방관은 물호스를 들고 하늘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비는 느낌표처럼 뿌려졌고요.


  아무튼 계절을 못 이긴

  책상머리 이론들은 하릴없이 스러졌습니다.


  학교 담을 넘어 신록들이 운동장으로 뛰어들더니

  환호성에 둘러싸였습니다.


  그들의 배경으로 서 있던

  플라타너스는 벌써 가을을 생각하는군요.


  그래서 봄의 들판이 가을의 들판에게

  말을 거는 오후고요.


  빛은, 이파리 위에 

  가만히 누운 나를 이불처럼 덮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4월의 푸른 함성을 듣고
가을 들판의 누룽지 냄새를 동시에 맡았습니다.
훈련소에서 아침마다 플라터너스 넓은 낙엽을 쓸던 기억이 나네요.
좋은 오후 시간 되십시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맙습니다.
아무리 봄을 표현하려 해도,
봄을 봄처럼 표현하기란
불가능하단 걸
시를 쓰면서 느꼈습니다.
다 설명되면 봄이 아니겠지만.
그래서 나만의 봄을
써 봤습니다.
늘 주시는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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