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머무를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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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똑같이 행복할 수 없듯
사라져 가는 기억들은
그리움으로 흘러가고
시간의 속도를 견디는 나는
그것이 기억이거나
작은 꿈의 조각일지도 모른다
실제였거나
명료하지 않은
과거든 현실이든
기억은 쌓여가고
나이 들수록 더 오묘해진다
복잡하고 착잡한 마음과
불편한 기억들이
행복했던 순간과 교차하며
뚜렷하다가도 흐릿해져 간다
삶은 점점
단순해지는 듯하다
나이 들수록 듣게 되는
죽음에 대한 소식은
점점 더 늘어난다
누군가는 술에,
또 누군가는 스스로를
놓아버리고 떠났다
서로 싸웠던
그 마지막 통화가
후회의 마음으로 남아
내가 먼저 화해 전화를 했더라면
그게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나는
길 잃은 어른이 되었다
어릴 적 친구들과 산에 오르면
길 없는 숲풀 사이로 가곤 했고
깊은 숲속 보물처럼
숨겨진 머루를 따 먹고
진달래 꽃잎도 따 먹었다
우리만의 비밀 놀이터를 찾아
거대한 바위에 이름을 붙이고
그곳은 우리만의 세상이 되었다
말로 다 못할 만큼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불던
그 바위는
이제 세월의 풍파를 견디다
깊은 땅속에 묻혀버렸다
길 없는 그곳처럼
나도 무뎌져 가는 육체와 마음을 안고
세월에 묻혀 가는 듯하다
누군가에게는 미움 받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지만
문득
나도 그 큰 바위처럼
묻혀 가는 삶 속에서
시간을 사는 건 아닌가 생각한다
댓글목록
탱크님의 댓글
젊어서는 타인 속에 묻히고, 나이 먹고는 치다꺼리 하느라 자식들 속에 묻히고, 늙어서는 세월 속에, 죽어서는 땅속에 묻히는 것이 삶의 이치인가 봅니다. 우캉 시인님의 시에 공감하게 됩니다.
우캉님의 댓글
드라마 속 한마디 대사가 생각납니다 살면 살아진다라는 대사 그래서 저도 아직까지 사나 봅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