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낮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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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한낮에 -
정수리를 만져보니 보온병
태양은 대지를 보자기로 씌운다
공원의 한낮은 고요함이 기웃거릴 때
비둘기 한 마리가 맨땅을 쪼고 있다
블록에 껌 딱지처럼 눌려있는 지렁이 한 마리
고개를 좌우로 돌아보며 먹이를 찾던 개미
지렁이를 보더니 어디론가 급히 발자국을 남기며 간다
정수리에서 맴돌던 구름이 산 너머로 숨을 때
지렁이 앞에 개미떼가 몰려 들었다
바닥에 딱 달라붙은 지렁이를 에워 싼 개미떼
입은 바로 톱이 되더니
삽시간에 눌어붙은 지렁이를 떼어 낸다
개미들은 지렁이에 그림자만 남겨두며
입과 입을 모아 암벽 같은 바위를 오르고
정글 같은 풀숲을 가로질러 먹이를 운반한다
개미구멍이 좁은 탓인지 입구에 모여서 더듬이를 모아본다
토막을 내려는 것일까
납작해진 오후가 저물고 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여름 한낮을 크로키한 묘사,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관찰자인 시인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납작해진 오후가 저물고 있다.>
몰래 뇌리에 숨겨 가져 갑니다.
시원한 저녁 보내십시오.
이장희님의 댓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집니다.
벤치에 앉아있다 보면 바닥에
개미가 보입니다.
지렁이 한마리를 발견 하더니 어디론가
가더군요. 지원군을 데리러 간거 같았어요.
개미에겐 다박 터진 거겠죠!!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늘 건필하소서, 콩트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지렁이가 태양을 만나는 날은
개미들의 만찬이 시작되는 날이지요.
습한 땅속에 있지 왜 밖으로 나와서 자신의 몸을 개미에게 보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성자와 같은 지렁이의 마음인지도 모르겠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이장희 시인님. 무더위 잘 다스리십시오.
이장희님의 댓글
여름이야 볼 수 있는 광경
개미들은 지렁이로 포식 했을까요?ㅎㅎ
요즘 날씨가 더운 탓에 그늘진 곳에 쉬곤 하지요.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있으면 피서가 따로 있나요 ㅎㅎ
귀한걸음 감사드립니다 무더위 건강조심 하세요.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