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품들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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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품들의 외침 / 김재철
타이어
회전이 없다면 모든 직선은 감옥이다. 굴러가며 지구와 손잡는다
엔진
폭발의 언어로 추진을 번역한다. 멈춘 물체에 의지를 불어넣는 심장
브레이크
속도에게 양심을 가르친다 멈출 수 있어야 달릴 자격이 생긴다
핸들
방향을 결정하는 손길 직진은 무식, 곡선은 선택이다
백미러
과거를 비추는 작은 창. 잊지 못함이 때로는 살아남게 한다
써치라이트
어둠 속에서 길을 밝힌다. 빛이 없으면 방향도 허상일 뿐
윈도우브러시
빗방울이 가린 시야를 닦아낸다. 투명함을 되찾아 주는 작은 손
제네레이터
회전에서 빛을 만들어낸다. 움직임이 전기로 태어나는 순간
현가장치
험한 길 위에서 충격을 흡수한다. 당신의 허리를 대신 맞는다
오디오
고독한 여정에 음악을 심는다. 침묵한 차체에 선율이 흐른다
시트
몸의 무게를 받아 앉는다. 앉는다는 것은 몸을 맡기는 일
벨트
흩어지려는 에너지를 모은다. 연결하고, 묶고, 흐름을 잡는다
필터
들어올 것은 받고 막을 것은 거른다. 침묵 속에서 선별하는 문지기
오일
금속들 사이에서 마찰을 줄인다. 기계의 혈관을 따라 흘러간다
나사
작은 몸으로 단단히 결합시킨다. 모든 위대한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문고리
밖과 안 사이의 경계를 연다. 모든 이동의 시작점이 되어준다
히터
겨울 속에서 따뜻함을 만든다. 추위가 스며들지 않도록 숨결을 데운다
에어컨
여름의 뜨거움을 식혀준다. 과열된 세상에 서늘함을 선사한다
마지막 선언
우리가 사라지면 당신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무거운 덩어리일 뿐
그 무게조차 놓일 자리가 없다면?
길이 조용히 미소 짓는다.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지 자주 잊는다.
침묵하는 위대한 것들을 대변하여 들추고자 한다.
댓글목록
최경순님의 댓글
타이어, 지구를 굴리는 굴렁쇠
기발합니다 시어들의 잔치네요
푹 빠졌다 겨우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재철 시인님!
onexer님의 댓글의 댓글
부끄럽습니다. 좀 더 익혀야 했었을 것을
발명칼럼에서 이미지가 곁들어 흥미를
살렸는 내용인데 시간내서 다듬겠습니다.
헤드라이트가 없을 때 당장 운행을 할 수
없으니 밤에 무용지물이 되버리고 자동차의
기능은 소실되는 것들... 우리 주위는
온통 소중함으로 휩쌓여 있습니다.
귀한 발걸음 감사드리니다. 최경순 시인님~^^
힐링링님의 댓글
멋진 착안의 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과학적인 것을
시로 옮겨와 신선감을 준다고 사료됩니다.
더 친근하게 시의 수필을 써 내려간다면
감동 플라스 감동으로 다가오실 것 갑습니다.
onexer 시인님!
onexer님의 댓글의 댓글
부족한 면이 태반인데..더욱 분발하라는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힐링링 시인님의 파도 파도 끝없는
시 세계에 탄복합니다.
건필하십시오 힐링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