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봉분 / 김 재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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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봉분 / 김 재 숙
붉은 낯빛으로 봉분을 민다.
격조한 물결 출렁이는 몰골이
뒤집어 들끓듯
저 애 마른 침묵이 볼록해지도록
봉분을 치대는
거무스름 드러난 개흙이
숨구멍 찰진 틈 사이
면발로 빚은 지렁이 환형처럼
부르튼 입술이 쌓아 올린
봉긋한 허무를 텅 비워내는
한없이 가벼운 면도날로
암벽을 타는 민낯이 맨드리해지는
동정動靜의 뿌리를 길게 잘라 버리고
겹겹이 쌓인 말 없음을 밟고 선다
푯말처럼.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내 혓바닥에서 환형으로 부화하여
네 귓속에 주검으로 묻혔다가
무엇이 그리도 원통했던지
온몸을 뚫고 혈관을 타고 구차하게 떠돌다가
심장에 고인 숨소리마저 갉아먹는
너,
오늘 밤, 나는
너의 뼈를 수골하여 어둠이 웃자란
내 방에 조용히 묻는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