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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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새 이름으로 태어나기까지
강바닥을 구르는 뼈들의 아픔을 품으며 얼마나 오랫동안
숨을 참았을까
각기 다른 색깔을 입은 그림자를 꺼내 서로를 용서하고 서로에게 사랑을 떠먹여
비로소 하나가 되는 곳,
문패를 떼어버린 미련을 남기지 않고 두물머리 강물은
잔잔한 모국어의 윤슬로
또 하루의 일기를 써 내려간다
이따금 맹점에서 튀어나오는 권태,
기울어진 경첩에 의지하여 위태롭게 매달린 문짝 같은 사랑으로
까맣게 입술이 타는 가슴은
아를르의 햇살처럼 너그럽게 차오른 두물머리 수위를 보며
무욕의 날개 밑 숨소리를 필사해 보아야 한다
음영이 흐려진 뒷모습의 초상화를 지우고 연잎 같은 초록빛 사랑을 그려보아야 한다
다소 낡아진 상대의 가슴에 따뜻한 별 스티커를 붙여
높은 음 자리에도 놓아 볼 일이다
그토록 오랫동안 건너지 못했던 나를 마침내 내가 건너간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생명으로서 그리고 존엄으로서 생의 부딪힘에 그리고 관념의 하해 같음에 서로의 간극으로 영적 세상에 입경하려함을 대합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의 글을 이해는 못해도 격려의 말씀으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ang시인님
tang님의 댓글의 댓글
자존감으로 영적 세상에 이르르는 패러다임을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영적인 세상에는 영적 주권, 영적 포화, 영적 준수, 영적 관할, 영적 악마, 영적 순례 등 많은 방식이 있습니다
영적 감화력이 자연 상황과 가깝게 되어 있습니다
onexer님의 댓글
1993년도 였던걸로 기억됩니다. 용산 아파트 기거할 때
북한강이 보고싶어 무작정 밤길을 달려 강이 내려다 보이는
장소 파킹시키고 정태춘의 노래 북한강에서 "산과 산들이 이야기하는....나무와 새들이 이야기하는...
해가 뜨는 새벽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틀어놓고 동터 오기를 기다렸던...
수퍼스톰 시인님~^^ 휴가지에서 백색 한지로 두물머리의 숨은 역사 탁본을 떠 오신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새 이름으로 태어나기까지....강바닥을 구르는 뼈들의 아픔을 품으며 얼마나
오랬동안 숨을 참았을까.
까맣게 입술이 타는 가슴은 아를르의 햇살처럼 너그럽게 차오른 두물머리 수위를 보며
무욕의 날개 밑 숨소리를 필사해 보아야 한다.
초록빛 사랑 별 스티커 높은 음자리 마침내 건너고야 만다~. 만세
자연속에서 짧은 순간에도 북한강과 남한강 두 물길의 코어를 보석 언어로 발췌하시는 수퍼스톰 시인님~^^
왠지 낭만과 허무 구원과 열망 목마름이 ....목마와 숙녀..서정과 묘하게...다가옵니다.
목마와 숙녀는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잊지않고 끝까지 기억하고있습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부족한 글을 좋은 말씀으로 포장한 시평을 해주시니 감사하고 부끄럽습니다.
오래전에 갔었던 두물머리를 나이 먹고 다시 가보니 제가 조금은 철이 들은 듯합니다.
갈등을 겪고 있는 연인이나
위기를 맞은 부부들이 두물머리가 주는 자연의 암시를 조금이라도
받아들였으면 하는 뜻에서 지어 보았는데 아무래도 좀 어색하네요.
부족한 글에 시인님의 따뜻한 마음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십시오. onexer 시인님.
힐링링님의 댓글
그토록 오랫동안 건너지 못했던 나를 마침내 건너간다
마지막 연이 주는 메시지가 던지는 화두는
이번 휴가에서 얻어진 것이라기는 것보다 이전부터 존재론적인 회의와
갈등을 통해서 다스려온 내적 고뇌를 이렇게 표현함으로
더 강렬한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보아온 두물머리를 제목으로 소제목으로 써 놓은 시들은
읽어보았지만 이처럼 깊은 심오함을 담아내는 성과는
참으로 크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이번 휴가 주는 의미는 시인님에게 사모님에게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것은 사랑의 연륜이 주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제까지 아내로만 대해왔다면
이번 여름에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사모님을 대하는 마음을
품었을 것 입니다. 이 속에 깊은 고백의 장치를 묻어 놓고 있고
또 다른 변모의 자화상을 담아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날부터 지금까지 시기별로 느꼈던 내적 갈등으로 벗어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권태라든지 ...........
무욕의 날개 밑 숨소리를 필사........
두물머리를 풍경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을 두물머리와 시인님의 자화상과 일직선에 놓고 보면
어떤 내적인 고백이 더 투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갈등의 폭이 좁혀지고 세상을 대한 관조의 눈빛이
너그럽고 부드러워진 것을 담아내어
성숙된 세계로의 진입이 아닌가 싶습니다.
휴가의 피로가 겹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매번 변함없이 긴 장문의 시평으로
저의 부족한 시에 너무 좋은 색깔을 입혀 주시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마치 저의 마음을 세밀하게 스캔한 듯 펼쳐 놓으신 시평이 더 빛이 납니다.
강도 바다에 이르면 이름을 지우겠지만
하나가 된 두 강물의 숨 막히는 포옹, 자연이 주는 위대한 잠언같은 선물이 아닐런지요.
저는 게을러 돌아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가족의 성화에 따라가긴 했지만 정적인 성격이라 저만 용문사 은행나무도 보러 안 가고
팬션에 머물며 책 한 권 읽었습니다.
그래도 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묻히고 오니까 지루했던 삶이 다소 힐링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힐링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