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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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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589회 작성일 25-09-12 08:31

본문

폐가에서



20여 년 만에 들어선 폐가엔
동파에 물먹은 검푸른 곰팡이 눈을 덮고
거미줄, 벌레들의 지옥과 천국
위태로운 계단
한 번도 쓰이지 못하고 무덤으로 걸어가고 있는 가구들
도망칠 수 없는 근심이었다

뒷문을 열었다
청량한 물소리 새소리
홀린 듯 물가로 내려갔는데
이리저리 투명하게 숨어드는 물고기
칡덩굴 다래덩굴이 늘어진 정글숲에
크고 작은 호기심들을 숨긴 채 올려다보이는 산

잠시 쉬어갈 수 있게 청소나 해놓자 했고
공터가 있으니 상추를 심어볼까 했고
조금씩 손대다 보니 하룻밤 정도 묵을 수 있게 됐는데
여기서 살게 될 줄이야
어설픈 내 손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
내 손이 정교해지는 만큼 철도 들었다
철드는 만큼 죽어가던 주택 살리는 방법도 익어갔다
다만 체력이 의지보다 더딜 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 한다

댓글목록

onexer님의 댓글

profile_image onex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년 폐가 정도면 아주 보관이 잘 된 주택이 아닌가요. 좀 과한 표현 빌리면 시간이 버린 해골의 갈빗대 내지
비와 곰팡이가 합작한 소설 같은 집들이 널려있어요. 다래덩쿨은 유사 덩쿨식물과 달리 덩쿨 손이 없고
가지를 뻗어 지탱하여 올라가려는 성질이 강해 산에 가면 귀신 곡 할 장면을 마주하게 하는 식물입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개입해서 그네를 달아놓은 듯한 착각이 들며 나무를 감아 올라가지 않고도 5,6m를 승천하는
재주는 대단해요. 그 오래된  집을 홀로 인테리어 하시며 온기를 채우시고..20년의 은둔을 과감히 버리고 대중에게
다가신 미소 시인님을 응원합니다. 무엇보다 밝은 색체로 향해 가시는 시인님 비록 댓글을 통해 SNS 의
순기능에 이런 연출?도 되는구나 생각도 해봅니다.  쨋든, 힘을 내시고 파이팅 하십시오.
때론 저의 장문의 글이 즉흥적이라 아찔하고 염려하시는 마음이 보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 이유 두서없이
써봅니다.  발명자는 불가능의 벽에 첫 균열을 내는 곡괭이를 자처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저는 아마추어가
아니라고 겸손을 외면하죠. 발명은 구름을 모아 기어를 만들고 쓰레기통을 뒤져 왕관을 찾습니다.
발명은 바다 밑에 자라는 유리나무 다육이를 키우고, 불가능을 제압하는 채찍도 쉽게 구현합니다. 언어의 둥지를 강타하
는 번개에 몰두하고, 형식은 시신을 감싼 수의로 격하 질서를 향해 적개심 타는 듯 강성 이미지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님 이전 댓글 다량의 책 들먹이며 많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예언은 적중한 것입니다. 맞습니다.
구지 뭘요? 안 하겠습니다. 
프로는 보여주는 것입니다.  실력으로 말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시인은 글쟁이 입니다. 글로써 화답하고 글로써
증명해야 합니다.  프로는 즐겨야 합니다. 논리에 감정이 이입되면 끝입니다.  백호 임재와 황진희의 가야금을
뜯으며 주고 받는 달콤한 탁배기  세상  얼마나 짜릿합니까..  법칙은 우연한 악보를 표절한 작품 이라는
리듬의 노래에  정서가  아이스아메리카노 얼음처럼 차가울까요? 
아름다운 미소 시인님~^^
폐가를 쓰다듬는 정교의 손끝에 신음하던 주택이 살아나듯  그 서정 빛  물들어 태양광 셀 충전되고 싶습니다.
또 옆가지 뻗어 죄송합니다.  이렇든 저렇든 좋은 가을 바람 그 속에 실려보내는  글들의 향연이  열매를 맺는 씨앗
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름다운  미소 시인님~!

미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벽 두께가 40cm되는 옹벽에 붉은 벽돌을 붙인 집이라서 해골 갈빗대는 다행이 없었습니다
다래덩굴은 덩굴손은 없는데 줄기가 다른 나무를 비틀며 타고 올라가서 타고 올라간 나무를 고사시켰더라고요
처음엔 커다란 구렁이 몸집 보는 것 같아서 끔찍했는데....
집 근처에 있는 건 대부분 잘라버렸네요

"발명가는 불가능의 벽에 첫균열을 내는 곡괭이..."
그 외의 비유들...
그렇겠네요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름다운 미소 시인님은
20년의 공백을 메우느라고 한 시간을 하루처럼 써야하네요
그래야 약속하신 분도 오고.....
이 모든 일을 해내고도 내가 건강하다면 발명 같은 거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흥미 유발하는 장문으로 다녀가신 onexer 시인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미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폐가 수리해 나가는 것이 현재 저의 전원생활인 셈이지요
내일의 멋진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시답지 않은 시에 또 이렇게 와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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