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접는 사람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본문
어느 순간 이름을 내려놓는 이들이 있다 그들도 한때는 수천 장의 꿈을 하늘에 널던 별을 닮은 사람들이었다 살아온 시간을 남모르게 스스로 불어서 꺼야 했던 사람들, 시간이 멈춘 거울 속 빙하기에 다시 발아할 수 없는 그림자의 씨앗을 묻는다 새벽 안개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자신을 지워야 살 수 있는 눈부신 절망 앞에서 가슴속에 재웠던 바람의 현을 일으켜 세운다 바람보다 더 가벼워져야 신과 인간 사이에 놓인 둥근 웃음을 마음껏 삼킬 수 있기에 그들은 육질의 갑옷을 벗고 그 위에 이름을 얹어 놓는다 가본 적 없는 곳을 마지막으로 간다는 아득한 설렘의 그늘이 자란다 문풍지처럼 흔들리던 살의의 불꽃이 환한 유혹의 속삭임으로 생의 바퀴를 굴리며 온몸으로 번지면 죽음 너머의 시간은 목적과 방향을 지우고 눈물만이 아는 하얀 뼈의 젖은 독백을 말린다
한 발자국 앞서서 세상을 먼저 읽은 그들은 죄가 없다 그들이 흘린 독백에 세상 사람들이 찔리지 않은 잘못이 크다.
댓글목록
탱크님의 댓글
저와는 사뭇 다른 경향이신데 오늘따라 하얀 백골의 부러진 뼈가 폐부를 찔러 눈앞을 아득하게 합니다. 얼마나 많은 이가 이 길을 다녀갔을까 생각해봅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아무도 모르게 이름을 땅에 눕히는 사람들,
고독사하는 분들께 미리 관심을 갖지 못한 게 죄스럽게 느껴집니다.
편안한 저녁 되시고 늘 건필하십시오. 감사합니다. 탱크 시인님.
onexer님의 댓글
사건이 나타나는 부분 그 이후 내용에서 고통이 심하게
느껴져 설마했는데, 이런 결과가 와버렸다니 마음깊이 머리 숙입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onexer 시인님,
시인님께서 받으신 상처, 깨끗이 소독하시고
시인님의 혼을 실은 깊은 글로 세상을 위로하시는데 올인하소서.
새로운 한 주간 활기차게 열어가십시오.
을입장님의 댓글
이름이 땅에 묻히다....
서글퍼서 눈물이 납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부족한 글에 오셔서 마음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미소님의 댓글
"시간을 남모르게 스스로 불어서 꺼야 했던 사람들"
"다시 발아할 수 없는 그림자의 씨앗"
우울증이 심해도 그런 결말로 치닫는다고 하던데 먼 이야기지만 씁쓸하게도 저는 그분들 처지를 아네요
어두운 세상 쪽에도 눈을 두고 계시네요, 수퍼스톰 시인님!
당시의 필름들을 멈추려고 얼른나갑니다
좋은 날 되세요
수퍼스톰님의 댓글의 댓글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경험을 선택하는 두려움,
그럼에도 그 경험을 스스로 선택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따듯한 관심을 갖지 못한 모두의 잘못이겠지요.
오늘도 좋은 하루 빚으시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