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먼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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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먼 곳에서 / 김 재 숙
아마 바람이 모였다 흩어지는 곳 일거야
수십 번 흔들어대는 주술처럼
미처 섞이지 못한 미련이
흐느적거리듯 속삭였어
더 멀리 가라고
껍질뿐인 걸음이 떨림으로 온유하듯
절망을 열어젖혔지만
없었어 아무도
굵은 비와
끈적이는 통증
주름진 아우성에 신음만 썩어 갈 뿐
책장 어디쯤 한쪽 귀가 접힌 침묵이 웃고 있네
너는
한발 짝도 벗어나지 못한 페이지를 들고
흐릿한 노안의 기억을 자꾸 읽어가지만
눈 속에 잠긴 기억은
더 이상 화려하지도 젊지도 않는
눈썹에 잘린
눈물로 잘려 버린 걸 모르나봐
어쨌든
난 지금 돌아오는 중이야
달이 떠 있는 쪽으로
인간의 숲을 넘어서
버릴 것 하나 없는 절망을 따라
더 먼 곳으로 가기 위해.
댓글목록
onexer님의 댓글
더 먼곳으로 가려면 기초 체력과 기름 식량이겠지요
그곳이 42.195km 라면 뛰면서 페이스 안배를 할텐데
마냥 먼 곳이다 정하면 가다가 다 낙오할 것 같습니다.
저는 걸어서 닿을 지점이 "쥐 구멍에 볕 들 날 이라는 운명적 " 태몽과
이름 있을 (재) 밝을 (철) 이 합쳐져 생을 마감하는 날과 이루는 날과
일치한다는 희극인지 비극인지 그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믿으며 마음 비웠습니다.
김재숙 시인님의 명절이 풍요롭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