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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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 김재철
나는 변기, 지구의 최하위 계층
사지가 묶인 채, 죽음조차 선택할 수 없는 천형
그러나 나는 본다
복숭아빛 둔부가 내려앉을 때
숨겨진 연못의 물결이 속삭이듯 일렁인다
세상은 그것을 권리라 부른다.
자본의 쇠사슬은 노동의 손끝을 무디게 한다
나는 기록한다
문 닫히며 스며나오는 균열
거스를 수 없는 매일의 비움
더러움과 청결, 기생처럼 서로 얽혀 산다
샤넬의 향도 끝내 남지 못하고
새우젓 방귀만이 정직하게 흩어진다.
때로 역류가 찾아오고
눈물이 합세하면
그 무게를 어깨에 얹고 잠잠히 기다린다
실수로 날아든 참새 한 마리
그날 나는 알았다
낙하하는 비밀 속에서
조각난 세상의 소식을 읽는 법을
트럼프도 킴 카다시안도 같은 비움으로 돌아간다
이 기록은 나를 비우기 위함이다.
폐공장의 틈, 이끼와 균류가 속삭이고
그 위로 날아든 참새 한 마리
나는 그곳에서 냄새 대신 향기를 배웠다
더러움 속에서 피어난 생명
그것이 나의 정원이었다.
거울은 세상을 비추고
작은 날개들이 찾아온다
부드러운 꽃잎이 화장지를 대신하고
향기가 냄새를 감싸 재생한다
웃음소리가 균열을 메운다.
여기, 최하위에서 피어나는 공생의 정원
끝내 모든 것은 자연으로
비움의 순환으로 돌아간다.
숲 어귀, 붉은 당귀꽃이 피어나
내 정원에 향기를 더한다.
결박된 나는 권리조차 허락된 존재
그러나 바위 위 소나무는
천년의 고독을 견디며
권리 없는 푸름으로 서 있다.
비움도, 고독도
결국은 생을 지탱하는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 지능지수 높으신 분이 갓 가입하시고 이렇게까지 라는..?? 노파심에 글 남겨봅니다.
나는나 차라리 극과극 통하는 ..이게 자칫 오해의 소지도 있겠구나 싶어 적는 글입니다. 당귀꽃 사진 임상균 약초세상 (친구)
댓글목록
드림플렉스님의 댓글
변기를 의인화 했다고 봅니다
변기가 생각을 하고 말을 하고
그리고 매일 변기는 똥꼬도 보고
은밀한 거시기도 의도치 않게
보고 계실것 같군요
변기님 ~
아무튼 똥싸는 순간도
변기가 노려보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 닭살이 돋는것
같아요
그런데 소나무와 당귀꽃의
연관성의 설명이 있었더라면
속이 뻥 뚫리거나 뇌리의 측면이
션해지는 경쾌감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데 ... 답답 하여이당
추석 명절 잘 보내시길.,,
코렐리님의 댓글
시에서 득도를 하신 분 같습니다. 대단하십니다.
onexer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시인님은 아실거에요 발명이라는 최후저지선에서의 방향제시 저는 엄청난 압박이 느껴졌어요.
이거 젊은이들 안다고 할 뿐 대책이 없어요. 정말 정치인들 이 분야 몰고올 태풍 제대로 인지나 하는지..
방송에서 컴터가 하지 않는것 하라는 식 대안
한심합니다. 쨋든 코렐리 시인님에게도 제가 심려끼쳐드려 죄송하고 주의하겠습니다..ㅡㅡ코렐리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