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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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표정
홍시나무 살짝 흔들리는 저녁
어디 먼 데서 추위가 찾아왔나 보다.
담 너머로 무심코 떨어진 홍시 하나를 나는
주워 들어 살갗을 문지르곤 속을 발라먹는다.
나무 아래 길게 늘어진 빨랫줄은 하이얀
스웨터를 슬그머니 길 위에 떨어뜨린다.
여름 내내 움켜쥐고 있었던 고집 하나를
길모퉁이 하수구에 던져 버렸다.
찬바람을 등에 업고 건너온 하루를 데리고
나는 홍시나무 밑 대문을 들어선다.
밥과 된장찌개와 계란찜이 식탁에 놓여 있다.
난 어머니 병문안 다녀올 테니 혼자서 먹어요,
포스트잇에 남겨진 아내의 메모 한 줄,
먼저 와 기다리던 저녁이 웃음빛 띠고 있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마지막 연 참 좋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너덜길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늘 고맙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좋은 시편들 많이 빚으시길 빕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시인님의 시는 언제나 사랑이라는 바탕 위에
시의 집을 지으니 늘 따뜻합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의 댓글
거창한 얘기를 하고 싶다가도
늘 제자리는 제 생활입니다.
그게 결국 시의 표정이 되구요.
늘 사려깊은 말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