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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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불 꺼진 거실에 어둠이 모기처럼 윙윙거리면
나는 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린다
어둠이 직사각형으로 수놓은 이불을 반쯤 올리고
개처럼 엎드린 채 노트북을 켠다
스피커에서 수면 음악이 긴 회랑을 펼친다
고요의 단물을 씹으며
유년의 내가 어두컴컴한 터널 같은 복도를
두리번거리며 불안불안 걸어온다
내 아버지는 시한폭탄이었다
기폭장치는 허술하게도 술이었다
뇌관이 터지는 날에는
골목 어귀부터 들려오는
저승사자의 대님 휘날리는 소리
두려움에 떨던 계엄의 밤이 가고
적막한 아침이 부나비처럼 날아들면
아버지는 그저 소심하기 짝이 없는
범부였다가 스타니슬라오였다가
군홧발이 쳐들어오는 밤이 오면
또다시 나의 화신이었다가
뒤꼍에 움츠린 빈 소주병이 되었다**
미국영화제목*
공광규**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너무 좋습니다. 저의 아버님도 돌아가셧지만 무척 좋아하셧지요 주신을요.... 조금 웃다가 나중에는 더 많이 웃었네요
어쩜 이리 똑 같은 분이 계실까 하고요. 그래도 지금은 그립습니다
현실의 일을 조금은 덤덤하게 엮어가신, 빈 소주병 같은 오락가락 하는 인생을 잘 여물게 풀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향필 하세요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조금 어깨가 움츠려들지만 상쾌한 아침입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