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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자는 설야(雪夜)에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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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회 작성일 25-12-03 11:13

본문

반려자는 설야(雪夜)에 걷는다


 정민기



 반려자는 설야(雪夜)에 걷는다
 삶은 탁해져서 앞이 전혀 보이지 않고
 나무 의자에 새처럼 앉아
 사라지는 바람 소리를 듣고 있다
 달빛의 예찬에 바퀴처럼 구르는 듯한 마음
 이별은 미(美)의 어머니인가?
 생활 속의 겨울은 꽁꽁 얼어붙는다
 저수지를 산책하는
 그 푸르름의 경계를 넘어서는 안 되더라도
 모래처럼 작아질 수는 없다고
 12월의 밑바닥이 서서히 드러나길 기다린다
 전복죽을 먹는 동안 새로운 밤이 오는데
 떨어진 단추 하나가 반짝거리는 새벽
 나로도의 겨울밤은 이내 미궁 속에 빠진다
 잊지 말고, 잃어버리자는 약속마저
 절뚝거리는 바람처럼 불어 가고 마는데
 그 뜰의 나무는 항상 잎을 여미고 사는구나
 사랑도 한 수 배우는 거라고
 고목처럼 쓰러질 듯 같은 말만 되풀이한
 수많은 시간이 탄력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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